NCAA 코네티컷, 눈물과 감동의 드라마 썼다

NCAA 농구 토너먼트 결승서 켄터키대 꺾고 통산 4번째 우승

미국대학농구 코네티컷 대학의 4학년 가드 샤바즈 네이피어는 2학년을 마친 2년 전, 전학 여부를 놓고 고심했다. 자신을 끌어준 명장 짐 캘훈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고 팀은 학력 기준 미달로 인한 징계 때문에 다음 시즌 NCAA 토너먼트를 비롯한 포스트시즌 출전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네이피어는 장고 끝에 팀에 남기로 결정했다. 1년이 지나 3학년을 마치고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4학년이 되는 해에 한번 더 NCAA 토너먼트에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네이피어가 다시 돌아온 토너먼트 무대에서 한편의 드라마가 쓰여졌다. 네이피어가 이끄는 코네티컷대가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의 주인공이 됐다.

네이피어는 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68강 토너먼트 켄터키 대학과의 결승전에서 22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리는 맹활약을 펼쳐 60-54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코네티컷대는 켐바 워커가 활약한 201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자 통산 4번째(1999, 2004, 2011, 2014)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했다.

토너먼트 최우수 선수(Most Outstanding Player)로 선정된 네이피어는 1학년이었던 2011년에 이어 4년동안 두 번이나 대학농구 정상에 서는 영예를 안았다.

캘훈 감독에 이어 2012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케빈 올리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팀을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리 감독에게는 올해가 토너먼트 첫 출전이기도 했다.


올리 감독은 캘훈 감독이 가장 아끼는 제자 중 한명이다. "그는 농구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스승의 격려 속에서 모교의 지휘봉을 잡았다.

올리 감독과 네이피어는 경기가 끝난 뒤 서로를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올리 감독은 자신을 믿고 팀에 남아준 네이피어가 고마웠고 네이피어는 학교에 남기로 한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느 때보다 이변이 많았던 올해 토너먼트에서는 사상 최초로 7번 시드(코네티컷대)와 8번 시드(켄터키대)의 결승 대결이 펼쳐졌다.

코네티컷대는 베테랑 가드 네이피어와 라이언 보트라이트를 앞세워 전반전 중후반 30-15로 크게 앞서갔다.

1학년으로 주전 5명을 채운 켄터키대는 노련한 상대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32강에서부터 무패 행진을 달리던 위치토주립 대학을 시작으로 루이빌 대학, 미시건 대학, 위스콘신 대학 등 우승후보들을 연파한 저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켄터키대의 명장 존 칼리팔리 감독이 전반전 막판 지역방어를 꺼내들자 이번에는 코네티컷대가 흔들렸다. 코네티컷대는 35-31로 쫓긴 채 전반을 마쳤다.

켄터키대는 이날 해결사를 자처한 1학년 포워드 제임스 영을 앞세워 후반전에 세 차례나 1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코네티컷대는 달아났다. 보트라이트와 네이피어가 팀을 구했다.

종료 6분54초 전에 터진 네이피어의 3점슛이 결정적이었다. 네이피어는 48-47로 쫓긴 상황에서 자신을 막던 앤드류 해리슨을 앞에 두고 과감하게 3점슛을 던졌고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이후 켄터키대는 더 이상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켄터키대는 막강한 1학년들을 앞세워 통산 9회 우승을 노렸다. 강호들을 연파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코네티컷대를 괴롭혔지만 경험과 노련미에서 역부족이었다. 자유투도 문제였다. 24개를 던져 11개나 놓쳤다.

네이피어와 함께 경기를 잘 운영한 보트라이트는 14점을 올렸고 독일 출신의 닐 기파이는 10점을 보탰다. 켄터키대에서는 20점을 올린 영과 10점을 보탠 줄리어스 랜들의 분전이 돋보였다.

켄터키대로서는 지난 3경기 연속 결승 3점슛을 터뜨리며 팀을 결승까지 올려놓았던 슈팅가드 애런 해리슨이 상대 집중 견제 속에 7점에 그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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