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연봉에 회사 배신…로봇청소기 핵심기술 中 유출

경남경찰청, 국내 유명 가전회사 전 연구원 2명 구속

국내 유명 가전회사에서 개발한 로봇청소기 핵심 기술이 이 회사의 전 연구원들에 의해 중국 가전회사로 유출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회사 전 청소기 기술개발연구원 윤모(45)·강모(38)씨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중국 가전회사 외부인재 채용 브로커(헤드헌터)가 고액 연봉, 주택·승용차 제공을 제안하자 회사를 배신하기로 마음먹었다.

중국 브로커는 이 회사에서 지난 12년간 수백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로봇청소기 핵심 기술을 요구했다.

1993년 입사해 개발연구원으로 근무한 윤 씨는 핵심 기술이 저장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몰래 빼낸 뒤 퇴사하고 이를 브로커에게 넘겼다.


그는 같은 해 7월 중국의 가전회사에 기술개발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강 씨도 노트북 컴퓨터에 핵심 기술 자료를 저장하는 방법으로 빼돌리고 나서 10월 퇴사, 한 달 뒤 윤 씨처럼 기술개발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경찰 사에서 이들은 중국 가전회사로부터 국내 가전회사의 2배 정도인 1억5천여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현지의 주택과 고급 승용차도 받았다.

이들은 국내에 가족을 남겨 두고 중국에서 근무했으며, 이달 초순께 가족들을 만나려고 귀국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중국 가전회사가 국내 가전회사의 핵심 기술을 빼내 로봇청소기 개발에 착수해 국내제품과 제원, 성능 등이 비슷한 제품을 2015년 12월 출시한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나섰다.

국내 가전회사 연구실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연구원 명단을 확보했고 이들 2명의 중국 출·입국 기록을 확인했다.

이어 이들이 중국 가전회사에 입사한 사실을 알아냈으며 국내 집에 있던 컴퓨터와 차량 등을 수색해 설계 회로도 등 증거물을 압수하고 이들의 귀국을 기다렸다.

국내 가전회사는 현재 핵심 기술이 유출된 로봇청소기를 시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성능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고 저가로 출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7천500여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해당 가전회사는 밝혔다.

경찰은 국내 가전회사의 기술보호 실태를 진단하고 기술 유출로 얻은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한편 수사단계에서 '기소 전 몰수 보전제도'를 적극 활용, 불법 수익금을 숨기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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