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영어 토익점수도 괜찮고 얼굴도 예쁜 편이며, 미소도 남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였는데 번번이 탈락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10번의 탈락 중 서류통과는 4번뿐 이었으며 나머지 6번은 아예 실무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서류에서 탈락해 버린 것이다.
국내 항공사 입사규정을 살펴보자.
대한항공 등 대부분 국내 대형항공사나 저가항공사에서도 '여승무원의 키는 162㎝를 넘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유는 오버헤드 빈(overhead-bin)이라는 객실 위 짐 넣는 칸을 닫을 때 승무원의 팔이 닿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항공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승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해 선반에 짐을 넣으면 대개 승무원들이 닫아 주도록 하고 있다.
이 때 키가 작은 승무원은 까치발을 하고 간신히 닫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항공사들은 암리치(arm reach) 즉, 까치발을 들고 한 쪽 팔을 뻗어 나오는 최대의 길이를 재본다.
대부분의 외국항공사는 승무원 면접 때 키보다는 암리치를 주로 본다.
현재 제일 긴 암리치를 요구하는 외국항공사는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등으로 대략 212㎝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암리치는 최소 207㎝에서 최대 212㎝ 까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최고 220㎝까지도 요구하기도 한다.
그 항공사의 암리치 기준에만 통과하면 되는 것이지 키는 전혀 문제가 안된다.
이미 중동계 항공사나 동남아 항공사에서 160㎝가 안되는 승무원들이 적지 않은 것을 봐도 잘 알수 있다
외국항공사들은 이처럼 선반에 닫을수 있는 팔길이만 되면 상관없다는 것이 외국항공사들의 입사관행이다.
그런데 우리 국내 항공사들은 왜 키를 중요시 할까?
물론 우리 국내항공사들도 키도 보고 암리치도 본다.
그런데 키가 162㎝ 이하에서도 사람에 따라 팔길이가 길어서 무난히 선반까지 팔이 닿는 지원자가 있는가 하면 162㎝ 이상이어도 유난히 팔길이가 짧아 선반에 안 닿는 지원자도 있다.
지원자 중에는 키가 156㎝라 해도 암리치 212㎝가 되는가 하면 키가 164㎝라도 암리치 212㎝가 안되는 등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도 키 보다는 외국항공사 처럼 암리치가 선발기준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국내항공사들은 키가 162㎝ 이하면 아예 서류조차 받지 않고 있다.
암리치를 걱정해서가 아니라는 얘기로 밖에 볼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예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승무원 지원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승무원들의 평균키는 자료로 정확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국내 대형항공사의 경우 대략 평균 165~168㎝ 라는것이 일반적인 견해들이다.
왜 국내항공사들이 키 큰 지원자를 선호하는지는 알수가 없다.
에어버스 380 같은 대형기종에 걸맞게 키 큰 승무원을 좋아하는지는 몰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는 키 작은 승무원을 찾기가 어려워 졌으며 대한항공은 좀 덜하지만 역시 키 작은 승무원보다는 키 큰 승무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키가 크고 적고 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암리치만 닿으면 키에 관한 한 승무원으로 문제가 없는게 아닐까?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이젠 키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서류는 통과시킨 후 지원자의 암리치를 재보고 혹시 키보다 훨씬 지원자의 뛰어난 자질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실력있고 예쁘며 미소도 아름답고 학과실력도 좋은데 아예 키가 1~2㎝ 모자른다고 실무면접 기회조차 안주고 탈락시키면 항공사도 유능한 인재를 몰라보고 지나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다.
항공사 승무원 준비를 위해 많게는 7~8년까지 준비한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오로지 여기에 목숨걸고 매진하는 지원자들에게 오직 키가 작다는 이유로 더 이상 기회를 박탈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제는 글로벌시대다. 글로벌화 되는 시대에 아직도 외국항공사에서는 있지도 않은 키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이 안쓰러울 뿐이다.
키가 작더라도 알차고 뛰어난 숨은 인재들이 서류탈락으로 아예 면접조차 보지 못하는 전 근대적인 발상은 이제 접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