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분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영변 핵시설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최근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라며 7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재가동한 5㎿급 가스 흑연 원자로가 올해 초 일시 가동을 중단했거나 전력 수준을 낮춰 가동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이 원자로 제2 냉각 시스템의 냉각수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38노스의 대북 분석가 닉 한센은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이 지역에 집중 강우와 홍수가 있었다며 이로 인해 냉각수 유입 수로가 바뀌고 물탱크가 모래에 뒤덮이면서 강바닥에 매설된 파이프들이 부서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지난 2월까지 새로 만든 수로와 댐도 모래로 돼 있어 다시 홍수가 나면 쓸려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냉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 원자로의 흑연 노심에 화재가 발생해 사소한 사고로도 방사능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북한이 시험 가동을 준비하는 실험용경수로(ELWR)의 경우 냉각수 부족이 심각한 안전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영변 핵시설 원자로의 규모를 고려할 때 1986년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대재앙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 하더라도 특히 북한의 투명성 부족 때문에 방사능 유출은 주변국을 공포와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