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호주 FTA 체결 평가절하"

미국은 일본과 호주가 지난한 협상 끝에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의의를 평가절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호주 등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 중인 미국은 7일(현지시간) 일본과 호주 정상이 타결한 FTA의 의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이날 발표된 일호 FTA 내용에 대해 "각국 정상들이 TPP 협상을 추구하면서 합의했던 내용과 비교하면 현저히 덜 야심적인 수준"이라고 깎아내렸다.


일본이 농산물의 개방 수준을 둘러싸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TPP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하나의 모범사례로 제시하고자 했던 호주와의 FTA가 정작 TPP의 핵심 협상국 중 하나인 미국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실패한 셈이다.

이번 일본-호주 FTA 타결 소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TPP 협상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일본과 말레이시아 등을 방문하기로 한 시점을 2주일 정도 앞두고 발표됐다.

애초 미국은 TPP 협상을 지난해까지 끝내기를 희망했으나 핵심 교역국인 일본이 농산물 개방 수준에 대해 완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협상이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TPP 협상에 나서면서도 쇠고기와 쌀 등 자국 내에서 소위 '신성한' 것으로 취급되는 5개의 핵심 농산물에 대한 보호장벽을 낮추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반면 미국 정부 역시 자국 내에서 영향력이 큰 농업단체와 자동차 업계로부터 일본의 농산물 시장을 열고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보호하라는 압력에 시달려왔고 이런 상황은 결국 TPP 협상의 교착상태를 불러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양국은 TPP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한 실무 접촉을 시작했지만 일본-호주 FTA를 TPP 협상의 모범사례로 삼으려는 일본과 달리 미국이 이를 평가절하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일본-호주 FTA에서는 얼리지 않은 쇠고기의 경우 현행 38.5%인 관세를 향후 15년에 걸쳐 23.5%까지 낮추기로 했지만 미국의 농축산물 업계는 TPP 협상을 통해 전면적인 관세 철폐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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