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 이상은 없었지만, 발목에 통증이 계속 됐다.
하지만 LG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드디어 코트를 밟았다. 1분13초. 그리고 2차전에서 출전 시간을 7분으로 늘리더니 3차전부터는 20분 가까이 뛰고 있다. 그것도 '타짜'로 불리는 LG 문태종을 수비하고 있다. 발목 통증을 잠시 잊기 위해 진통제까지 먹어가면서 투혼을 펼치고 있다.
이대성은 7일 팀 훈련을 마친 뒤 "아직도 많이 아프다"면서 "왼쪽 발목에 힘을 주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공격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실제로 오른쪽으로는 레이업을 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출전 시간을 보장 받는 이유는 바로 수비다.
사실 유재학 감독도 이대성의 공격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문태종을 찰거머리처럼 쫓아다니길 바란다. 1~2차전에서 이지원을 붙여도 봤지만, 체격 차이가 많이 났다. 무엇보다 모비스에서 가장 문태종을 잘 막는 선수가 바로 이대성이다. 실제로 이대성은 3~4차전에서 문태종을 제대로 틀어막았다.
그렇다면 발목이 아픈 데도 문태종을 쫓아다닐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문태종의 움직임이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아마 다른 가드들을 막는다면 쫓아다니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태종이형은 좌우 움직임은 좋지만, 앞뒤로 빨리 뛰는 스타일은 아니다"면서 "지금처럼 딱 20분 정도는 쫓아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이래저래 우여곡절을 많이 겪고 프로에 입단한 이대성에게는 너무나 뛰고 싶었던 무대였다.
이대성은 중앙대를 중퇴하고 당차게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중앙대에서 출전 시간이 적었던 탓에 더 많이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동기들보다 프로 입단이 1년 늦어졌다. 그것도 일반인 트라이아웃을 거쳐서야 가능했다. 그만큼 절실했던 무대가 바로 챔피언결정전이다.
이대성은 "정말 너무나 뛰고 싶었던 무대였다"고 말했다. 아픈 발목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 나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