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학생운동 단체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타이베이 입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 농성을 통해 이미 부분적인 임무를 완성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학생단체는 실제 농성 해산 시점은 오는 10일 오후 6시(현지시간)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은 학생운동 단체가 집권 국민당의 일방적인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안 상임위 통과에 반발, 지난달 18일 기습적으로 입법원 본회의장 점거에 들어간 지 20일 만이다.
해산 결정은 전날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국회의장)이 학생들의 핵심 요구 사항인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협력 감독장치 선 법제화 뒤 양안 서비스무역협정 심의를 약속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학생 그룹은 농성 중단이 정해지자 농성 계속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학생들의 자진 해산 결정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이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입법원 본회의장이 시위대에 점거된 것은 대만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다.
학생들은 서비스협정이 발효되면 대만 경제의 중국 종속이 가속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만은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제9차 고위급 회담을 열고 2010년 체결된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후속조치로 전자상거래, 금융, 의료, 통신, 여행, 운수, 문화창작 등 서비스 산업분야 시장 상호 개방에 합의했다.
이 협정에서 중국은 대만에 80개 항목, 대만은 중국에 64개 항목의 서비스 산업을 개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학생단체의 점거 농성은 마잉주(馬英九) 정부의 친중국 정책에 대한 '견제구'의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11월 동시 지방선거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대(對) 중국 정책을 둘러싼 대만 사회의 분열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최고의 밀월기를 보내는 양안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