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2시 국회를 방문해 안철수ㆍ김한길 공동대표를 10분간 공식 면담하고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 면담에는 박 수석과 두 대표 외에 주광덕 정무비서관과 새정치연합 이윤석 수석대변인, 박광온ㆍ금태섭 대변인, 김관영 대표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면담 이후 “박 수석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말을 했다”며 “양해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고 밝혔다.
금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박 수석이 지난 4일 ‘사견’이라고 한 발언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게 똑같은 말씀을 했으며, 그 말을 듣는 동안 김, 안 대표는 세 차례에 걸쳐 말을 중단한 채 깊은 침묵을 지켰다”고 전했다.
앞서 박 수석은 지난 4일 안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각 당이 지방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마당에 정치적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게 박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대표가 “새로운 얘기가 없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대선 때에는 선거법 개정사항인줄 몰랐느냐”고 지적하자 박 수석은 “박 대통령만큼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금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김 대표는 “그건 정말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고 대답했고, 안 대표는 “지금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만난다고 해서 누가 선거개입이라고 하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겠느냐”고 반문했다고 금 대변인은 전했다.
안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일 정무수석이 개인적으로 얘기한 내용과 오늘 말한 내용이 똑같다”며 “사과나 양해가 아닌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지난 4일과 다른 게 있다면 (박 수석이)그 때는 ‘사적인 얘기’라고 하더니 오늘은 ‘대통령 얘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다만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금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저희는 정중하게 절차를 지켜서 예의를 가지고 대통령께 제안을 드렸고 오늘까지 기다렸다”면서 “정무수석이 와서 말했으니 이걸 공식 통보로 생각하고 향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오늘 논의해서 내일부터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안 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