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종영한 KBS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촬영장에서 겪었던 심정을 묻자 김현중이 답한 말이다. ‘감격시대’는 김현중에게 ‘재발견’이란 찬사를 안겼지만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중간에 작가가 바뀌고,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가 겹치기 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출연료 미납과 관련된 문제가 거의 매주 불거졌다.
‘감격시대’ 마지막 방송을 마친 다음날, 취재진과 마주한 김현중은 “해질녘, 이 시간에 현장에선 제일 바빴다”며 “이렇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며 “요즘엔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드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두 번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하얀 피부에 꽃미남 미모를 과시했던 김현중은 지난 촬영의 흔적을 보여주듯 까무잡잡했다. 방삼통 거리를 활보하며 원 없이 액션을 펼쳤던 그는 “‘감격시대’를 하면서 액션에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주먹을 휘두르는 것도 감정을 담는 것과 합만 맞추는 것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정태에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재발견’이란 기사를 봐도 ‘이건 내가 잘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제가 나서서 상황을 시끄럽게 하기 보다는 연기에만 집중하려 했죠. 대기할 때도 계속 명상을 했고요. 다들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한 장면을 찍어도 초집중해서 제대로 찍었죠. 그렇게 집중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영상이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그러면서 오히려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신정태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현중은 “싸워야 할 사람들이 아닌 피해자들끼리 내란이 일어나니 답답한 마음도 있었고, 그래서 더 지켜주고 싶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어쩔 수 없고, 받아들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상황 신정태와 겹쳐 공감됐다”고 말했다.
“‘흰 천과 배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란 대사가 저를 이렇게 괴롭힐 줄 몰랐어요.(웃음) 그땐 정말 대본만 열심히 봤어요. 상대 배우가 대사를 칠 때 듣지도 않고 제가 외운 대사만 읊었죠. 그런데 이번엔 상황 자체에 몰입을 했던 것 같아요. 연습때 나오지 않던 눈물도 카메라 앞에 서면 나오고요. 이게 연기의 맛이구나 싶었죠.”
‘감격시대’를 마친 후 김현중은 일본 활동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앨범 녹음에 앞서 짧은 휴가를 계획했다. 이번 여행은 소속사 키이스트의 맏형인 배용준과 함께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당분간 힐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어요. 배용준 형도 함께하자고 해서 같이 가게 됐죠. 가서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했는데, 저는 서른 살 후의 계획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웃음) 어차피 내년 즈음엔 군대에 갈 거라 군대에서 많은 생각도 하고, 계획도 짜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