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은 지난달 27일 6·4지방선거를 겨냥해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기초선거 출마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소속정당을 드러낼 수 있게 하고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았음을 표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투표용지의 '소속정당' 칸에는 '무추천'으로 표시하도록 규정했다.
백 의원의 개정안은 '기초선거의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방침을 사실상 거스르는 것으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법안대로라면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후보들은 누구나 '내천'(비밀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무공천 취지가 무색해진다. 후보가 한명이면 사실상 공천이 되고, 복수 후보가 난립해 저마다 '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유권자 혼란만 가중되고 당에도 해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후보들은 정작 선거일에는 '추천받은 적 없다'고 투표용지에 적시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놓이고 만다.
새누리당 황영철·윤재옥 의원이 지난달 6일 각각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야권의 선거연대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 의원 법안은 후보자등록기간(지방선거는 선거 19~20일 전)에만 후보자 사퇴가 가능하도록 제한했고, 윤 의원의 법안은 사전투표 개시일 전인 선거일 6일 전까지만 후보자 사퇴가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행법에는 후보자 사퇴시한 규정이 없다.
법안은 4년전 경기도지사 선거 때처럼 선거에 임박한 후보자 사퇴가 초래할 유권자의 혼란을 막자는 취지지만, 성향이 같은 정파 간 후보자 단일화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대로라면 부산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새정치연합 간 후보단일화 등 야권이 시도할 선거연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정기간 이후에는 선거연대가 원천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우리 정치현실에서 빈번했던 '막판 타결'은 불가능해진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황우여 대표가 '선거연대는 금단의 사과'라며 일찌감치 야권에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일 취지 법안이 같은 날(3월6일) 발의됐다면 당이 야권연대에 적잖이 신경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격려'를 자랑하던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인천시장 출마)을 겨냥해, '대통령 등 정치중립 의무자의 지지를 드러낸 후보자를 처벌'하도록 한 선거법 개정안(박범계 의원)이 지난달 25일 발의되기도 했다.
이들 법안은 정파적 이익을 염두에 두거나 타 정파 '발목잡기' 의도가 개입됐다는 점에서 제도의 개혁과는 거리가 먼 입법권 낭비로 비판받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이해가 얽힌 법안들 처리에 상호 협조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결국 통과되지도 않을 법안을 내놓고 공방만 벌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