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신간] 단숨에 정리되는 세계사 이야기

역사적 사건을 그대로 외울 수는 있지만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그 시대, 그 사건, 그 인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각각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파악하는지에 따라 역사의 이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껏 우리에게 알려진 서양사는 대개 서양의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다.

따라서 그들이 말하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역사가 이를 알고자 하는 우리의 눈을 가릴 수도 있는 것이다.

신간 '단숨에 정리되는 세계사 이야기'는 이러한 서양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저자 특유의 통찰력으로 역사적 실체에 깊숙히 접근했다.

이 책은 서양 최초의 문명에서부터 고대, 중세, 근현대 역사의 흐름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는 한편, 오랜 서양 5천년의 역사의 실타래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명쾌하게 정리했다.


서양사의 파란만장한 시대와 사건, 인물을 현장감 있게 서술하면서 그 역사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낸 것은 이 책의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이 책은 "루터는 비텐베르크 대학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하지 않았다",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등 최근에야 드러난 역사적 사실들을 충실히 다루고 있다.

또 남미 국가들이 '콜럼버스의 날' 기념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는 사실과 프랑스 혁명이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아이티의 독립을 억압했다는 사실, 민주주의의 고향이라 일컬어지는 아테네 민주정치의 본모습 등 서양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서양의 과거 역사가 우리의 현재와 맞닿아 있음을 일깨워준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세계사를 알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이 책의 저자 정헌경은 "우리와 역사, 세계사는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역사와 세계사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세계사를 아우르는 넓은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봐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숨에 정리되는 세계사 이야기》 / 정헌경 지음 / 도서출판 좋은날들 / 296쪽 / 1만 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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