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최근 들어 계층별 소득격차가 심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불황으로 실제로는 중산층인 미국인들마저도 '더이상 중산층이 아니다'라는 심리적 박탈감마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산층의 나라'라는 인식마저도 옅어졌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미국의 연구·조사 기관인 퓨리서치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여긴 미국인의 비율은 2008년 53%에 달했으나 올해 1월에는 44%로 크게 줄었다. '스스로를 더이상 중산층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이 5분의 1가량이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에 자신을 중하위층 또는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2008년 25%에서 2014년 1월에는 40%로 크게 불어났다.
갤럽의 조사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중산층 또는 그 이상이라고 여긴 미국인의 비율이 2008년에는 무려 63%에 달했지만 2012년에는 이 비율이 55%로 8%포인트나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 나온 미국 국립여론조사센터의 자료를 보면 미국인 가운데 스스로를 '중산층 이하에는 속한다'고 여긴 사람의 비율이 2007년 92%에서 올해에는 88%로 4%포인트 낮아졌다.
88%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국립여론조사센터가 같은 여론조사를 해온 지난 4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처럼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하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계층별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상위 5%를 차지하는 부유층과 중산층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지난 30년간 24%나 확대됐다는 조사도 있다.
문제는 중산층 이하 계층의 실제 소득이나 구매력이 줄었느냐에 상관없이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은 경제에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에서 절대 다수를 점하는 중산층 이하 계층의 심리적 박탈감은 실물 경제 차원에서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퓨리처치 센터의 리처드 모린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이 자신의 계층별 위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심리적 문제는 고스란히 소비 패턴에 반영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계층별 소득악화가 현실화한 뒤에야 심리적 박탈감이 가시화한다는 경향을 감안할 때 실제 계층별 소득격차는 더욱 극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