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톨릭 대주교 '황제관저' 사과

미국 가톨릭교회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윌튼 그레고리(66) 대주교가 헌금으로 초호화 관저를 지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곤욕을 치렀다.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저널(AJC)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레고리 대주교는 대교구 가톨릭 신문을 통해 "주택대출 이자와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신자 가족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대주교 관저 신축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지난해 애틀랜타에서 부유층이 모여사는 벅헤드에 220만달러(23억원)를 들여 관저를 신축해 비난을 불렀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저자 마거릿 미첼의 조카인 조셉 미첼이 2011년 타계하면서 성당에 남긴 유산이 관저 신축 자금으로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를 더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신자들의 제안으로 관저를 매각하고 원래 살던 집으로 다시 들어갈 계획이다.

그의 공개 사과는 독일 림부르크 교구장인 프란츠-페터 테바르츠-판 엘스트 주교가 주교관 신축에 4천300만달러(454억원)를 사용한 데 따른 비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표를 낸 직후에 이뤄졌다.

일부에선 교황의 눈밖에 난 그레고리 대주교가 대교구장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교황청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태생인 그는 2001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주교회의 의장을 지낸 데 이어 2004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애틀랜타 대주교에 임명됐다.

버락 오바마가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된 2008년 11월 이탈리아와의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달나라에 간 사람과 같다면 성 베드로 성당에서도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흑인 교황 탄생 가능성을 시사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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