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는 예전에 남자들도 벨리 댄스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오래된 이집트의 파라오 무덤을 장식한 부조에는 종교 의식에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들이 춤출 때 두르는 띠를 왼쪽 엉덩이에 매어단 모습으로 조각돼있는 것도 있을 정도이다.
19세기 카이로에서 살았던 영국 출신의 저명한 아랍학 학자 에드워드 윌리엄 레인은 "현대 이집트인들의 예절과 관습"이라는 저서에서 카이로 사람들이 남자 댄서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자는 몸을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관념 때문이었다는 것이 레인의 설명이다.
카이로에서 가와지로 불리는 여성 무희들은 1834년부터 1849년 기간에는 아예 활동이 금지됐다.
하지만 이집트의 이 오래된 풍습은 이슬람 문화가 전파되면서 점차 탄압을 받았다.
특히 남자 벨리 댄스를 옛 왕실의 퇴폐 문화와 연관지었던 혁명가 가말 압둘 낫세르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 남자들의 벨리 댄스는 거의 사라졌다.
특히 남자 벨리 댄서들은 동성애와 연관돼있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동성애를 금기로 하는 이집트에서 남자들의 벨리 댄스가 부활하고 있다는 점은 이런 면에서 아주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어쨌든 요즘 카이로의 뒷골목에서는 쇠로 만든 캐스터네츠를 흔들며 엉덩이를 피스톤처럼 움직이면서 머리를 빠른 속도로 흔들어대는 남자 벨리 댄서들을 만날 수있다.
일부 나이트 클럽에서는 남자들의 벨리 댄스가 공식적으로 금지된 매춘이나 하시시(대마초) 피우기와 함께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카이로에 얼마나 많은 남녀 벨리 댄서들이 있는 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협회 같은 단체도 없다.
그렇지만 남성 벨리 댄서들은 여성 벨리 댄서와 자신들을 차별화하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잘 알려진 벨리 댄서인 티토 세이프는 언제나 몸을 노출하지 않고 가릴 수 있는긴 소매 옷을 입고 춤춘다.
그는 남자들의 춤은 여자들의 춤을 흉내내어서는 안되며 남자들은 남자처럼 춤을 추어야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