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M''과 데뷔작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유독 첫사랑의 짜릿함과 설레임의 주인공이 되어온 이연희는 세번째 작품 ''내사랑''에서도 선배를 짝사랑하는 첫사랑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속에서 남몰래 복학하는 선배 지우(정일우)를 좋아해 어쩔줄 모르고 오히려 지우 선배 앞에서 실수만 연발하는 와중에 귀여움은 스크린 가득 폭발한다. 그 귀여움을 극대화 한 것은 소주를 마시는 법을 배우다가 취해서 부르는 일명 ''귀여워 귀여워~''다. 이미 사전 반응에서 최고의 앙징맞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정작 이연희는 무반주에 스태프 앞에서 노래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 엄청난 쑥쓰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스태프들은 이연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귀여워 보였는지는 공감했다고. 그걸 여러분이 확인할 길은 극장을 찾는 수밖에.
정작 첫사랑의 경험조차 없다는 이연희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작품을 하다보니 우연히 첫사랑 이야기만 하게됐다"고 웃으면서 "정작 내가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표현들이라 책을 읽거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 나름대로 표현해 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연희에게 사랑은 아직 가족의 사랑이 앞선다. 이성을 느껴보기에는 환경이 쉽지 않았던 터 초등학생 시절부터 연기자 지망을 하면서 5년여간 땀흘려왔기에 정신없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부모님이나 동성 친구들이랑 느끼는 따뜻한 감정이 가장 크다"는 이연희는 "나에게 정말 연기를 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실제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첫사랑 유전인자 가득한 이연희
이연희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 "만일 도서관이라면 쪽지를 남기겠죠. 하지만 좋아한다는 말은 절대 못할 거 같아요." 수줍게 살포시 웃는 모습은 귀여운 고양이의 흡사 야옹거림을 닮았다. 이연희는 "아직은 운명을 믿어요. 하지만 그것이 한 스물 네살때쯤 제가 좀 더 성숙해졌을 때 찾아왔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했다.
감독들이 삼세번 첫사랑 전문배우로 발탁한 이연희. 170cm가 넘는 껑충한 큰 키와는 달리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 같은 큰 눈망울, 얄밉게 보일 정도로 가늘고 긴 입매, 그리고 날이 서지도 뭉툭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콧날, 때때로 남자 친구에게 칭얼거리는 품이 밉지 않게 보일 것 같은 말투는 아마도 세 명의 감독들이 저마다 이연희에게서 발견한 공통된 ''첫사랑 유전인자''인 듯 하다.
"무서운 영화는 싫어요. 그냥 세상을 밝게 해주고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영화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정말 이제 갓 스무살의 언덕을 숨가쁘게 넘어서는 순진무구한 아가씨, 바로 이연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