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가 맡은 이수환은 유부남이면서도 인정(이요원 분)에게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느껴 한없이 빠져들고, 겉으로 냉혈한인 듯 보여도 속으로는 상처 많은 애처로운 인물이다.
''''복합적인 내면심리를 가진 역을 많이 했지, 정말로 악랄한 악역은 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나쁜 남자라는 이미지가 강한가봐요. ''''풀하우스'''' ''''누나''''에서는 선량한 캐릭터였는데…. 그런데 착한 성격보다 악역에 가까운 다소 센 역할을 연기할 때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만한 역을 맡은 게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김성수. 이번 ''''못된 사랑''''을 통해서도 한단계 거듭나고 싶은 연기 욕심이 있을 터.
''''못된 사랑''''은 사실 2년 전 기획된 드라마로 여러 배우들에게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던 작품이다. 배우들 사정으로 출연이 확정되지 못한 채 표류한 드라마라는 사실을 김성수도 잘 알고 있다.
''''모든 배역엔 다 임자가 있기 마련이에요. 물론 2년 전에 캐스팅 문제로 난항을 겪지 않았다면 당시 다른 배우가 출연했겠죠. 하지만 이 배역은 저랑 인연이 닿은 거예요.''''
여러 배우들을 거쳐 돌고 돈 끝에 자신에게 떨어진 배역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그의 말처럼 이수환 역은 김성수가 맡을 때까지 기다려준 깊은 인연의 배역일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함께 출연하는 권상우, 이요원과의 호흡도 척척 잘 맞는다고 자랑이다. 처음으로 여성 PD와 작업하는 일도 새롭다.
''''감독(PD)과 동갑이에요. 남자 감독이랑 연기할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멜로, 사랑 이야기를 여성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느낌이 색다르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소통하면서 터득해가는 과정이 새로워요.''''
김성수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바로 ''''나''''''''
유쾌한 촬영장 분위기도 전했다. ''''연장자''''인 김성수가 분위기를 이끌어간다면 권상우는 적재적소에 위트있는 농담을 날리고, 이요원은 가식없는 웃음과 호응으로 화답한다고.
''''이요원씨가 베드신을 처음 찍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에서 화끈한 장면도 연기했던 터라 베드신은 자신있어서 잘 도와주려고 했는데 현장에 있던 스태프가 방귀를 뀌는 바람에 웃음바다가 됐죠. 그때부터 이요원씨의 웃음이 그치지 않아 촬영시간이 길어지는 해프닝이 있었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사랑과 야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연기를 펼쳐야 한다. 실제로 사랑과 야망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야망을 이루고 사랑까지 지킨다면 더없이 훌륭한 일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물론 사랑이죠. 그런데 나라를 위한다거나 세계 인류에 기여하는 어마어마한 일을 하게 된다면 사랑을 잠시 미룰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개인의 출세를 위해 사랑을 버린다는 건 말이 안되죠. 야망을 이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다면 행복하겠어요?''''
무명 때부터 오랜 기간 믿고 기다려준 여자친구를 향해 하는 말 같다고 했더니 그냥 웃어넘기고 만다.
''''가질 수 없는 사랑을 가지려는 게 못된 사랑이라고 처음엔 생각했어요. 예전에 저도 상대에게 집착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문제인 것 같아요. 상황이 사람을 못되게 몰아가고, 그렇게 돼서 못되진 사람들이 하는 게 못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성수의 원래 성격은 호탕하고 좀 껄렁껄렁한 편인데 한번도 그런 역할을 해보지 않았단다. 진실성이 가미된 코미디에서 유쾌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단다.
''''늦게 시작한 연기, 불리하지만 노력해서 극복해야죠. 현장에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