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태국전 치욕 떠오른다" 허정무 감독 선임에 찬반 격론

"한국 축구 암울" vs "국내파에 기회줘야"

허정무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이같은 호언장담은 불과 하루도 가지 못했고, 결국 국내파 허정무로 낙점됐다.

이 과정을 지켜본 축구팬들은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협회의 주먹구구식 감독 선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협회가 외국인 감독들을 데려오지 못했다는 데 대한 분노가 아니다. 요구조건이나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성사 직전에도 무산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이후의 대처방식.

협회는 마이클 매카시(아일랜드) 울버햄프턴 감독에 이어 제라르 울리에(프랑스) 마저 한국행이 무산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사천리로 허정무 감독을 낙점했다. 불과 반나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외국인 감독 영입 방침을 손바닥 뒤집 듯 철회하고 불과 몇시간만에 후다닥 해치운 것이다.

이같은 혼선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다. 팬들은 "이것이 대한축구협회의 현실이냐"고 맹비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감독 선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축구협회의 무능력을 스스로 반성하라"고 꼬집었다.

허정무 감독 선임을 놓고도 축구팬들 사이에 찬반 양론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태국과의 대결에서 2명의 퇴장을 이끌어내고도 2대 1로 졌던 졸전의 수장이 대표팀 감독을 맡다니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허 감독 선임을 강하게 성토했다.

또 1999년 대 일본전 (도쿄원정)4대1 대패,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 스페인전 3대0 패, 2000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1대0 패배 등 허정무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전적을 공개하면서 "한국 축구의 앞날이 암울하다"며 인터넷에 ''근조'' 표시를 달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한 축구팬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을 때 이영표, 박지성 같은 신인들을 발굴해서 기용한 감독이 허정무"라며 "기회를 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또다른 네티즌도 "FA컵 2연승은 그냥 이룬 것이 아니다. 단기전에 강하다"며 "허정무를 밀어줘서 한국 축구의 기본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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