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영애'' 도지원 "25세인데 ''이혼녀'' 역할, 잘하고 있죠?"

[노컷인터뷰]''막돼먹은 영애씨''서 이혼녀 역할 맡아 능청스런 연기 선보이는 ''리틀'' 도지원


전남편의 사진을 보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 새 연인을 위해 교복을 입고 교태 넘치는 ''텔미'' 춤을 추는 모습….

인기리에 방송 중인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박민정 한설희 극본, 정환석 연출)에서 30대 이혼녀 ''변지원'' 역을 맡은 도지원을 보면 도대체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이혼녀 역할을 능청스럽게 해 내는 것을 보면 30대 같기도 한데 얼굴은 아직도 앳되다.

도지원의 나이는 사실 이혼녀와 거리가 한참 먼 25세다. 그런데 푼수기가 넘치는데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엉뚱한 이혼녀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다보니 30대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도지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기혼자만 알아들을 법한 야한 농담도 서슴지 않고 던져 그를 민망하게 한다.

"30대로 봐 주시는 건 제가 그만큼 연기를 30대 이혼녀처럼 했다는 말 아닐까요. 기분이 나쁘진 않아요. 처음엔 이혼녀 역할이 어색했는데 이제는 어색하지도 않고요. 결혼한 친구에게 물어보며 ''궁상'' 연기를 펼쳤더니 반응이 좋네요."

이제는 12살이나 차이 나는 상대역 윤서현과 ''자기야''라고 부를 정도로 연기가 익숙해졌다. 부산 동향인 ''영애'' 김현숙과는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낸다.

''용의 눈물'' ''홍국영'' ''학교'' 등 여러 드라마 출연하다 소속사 문제로 활동 쉬어


중견 탤런트 도지원과 이름이 같은 ''리틀'' 도지원은 96년 KBS 사극 ''용의 눈물''로 데뷔한 9년차 중고 신인이다. 2001년 MBC 드라마 ''홍국영''에서는 타이틀롤을 맡은 김상경의 부인 역할로도 출연했다.

또 99년에는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KBS 드라마 ''학교''에도 나왔다. 그런데 ''학교''에 함께 출연했던 장혁 최강희 안재모 양동근 등 동료연기자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며 연예계를 이끌어 갈 동안 도지원은 소속사 문제 등을 겪으며 활동을 쉬어야 했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다.

"가장 활발하게 일을 해야하는 22세부터 25세 때 소속사 문제로 일을 쉬었어요. 뭘 해도 안되는 시기였죠. 3년 동안 절에서 불공도 드리고 산에서 머리도 식혔어요. 거의 비구니가 될 정도였죠. 마음 같아선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었는데 이미 데뷔를 한 상태라 그것도 쉽지 않았고요."

힘든 기간 동안 그는 영어와 일본어 공부를 하고 각종 처세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01학번이지만 마음이 잡히지 않아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다. 그러다 최근 새 회사를 만나 ''막돼먹은 영애씨''와 KBS ''한성별곡''에 출연하며 힘겹게 재기에 성공했다.

"신인의 마음으로 뭐든 할 마음가짐이 돼 있었기 때문에 이혼녀든 푼수든 상관이 없었어요. 오디션을 볼 때 제작진이 저를 보고 불만 붙여 놓으면 활활 탈 것 같았대요. 그래서 나이가 어렸지만 ''변지원'' 역할에 발탁이 됐다고 하네요. 절실하게 연기를 하고 싶었던 제 모습을 제작진이 보셨던 거죠."

"액션연기든 사이코 역할이든 가리지 않아요, 연기가 절실하거든요"

뭐든 할 자신이 있었던 그에게 ''한성별곡''의 기생 ''월향''은 두말할 것도 없이 만족스러운 배역이었다. 뭇 남성들에게는 도도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박상규'' 앞에서는 한없이 지고지순해지는 여인 ''월향''. 푹 빠져 연기할 수밖에 없는 배역이다.

도지원은 영화 ''모던보이''에 게이샤 역할에도 캐스팅돼 촬영을 앞두고 있다.

"어릴 때에는 절실함이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나를 다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해요. ''모던보이'' 오디션에서는 춤추는 장면이 있다는 말을 듣고 살풀이 춤을 췄어요. 그랬더니 역할을 주시네요."


''막돼먹은 영애씨''와 ''한성별곡''으로 연기 갈증을 조금 씻어낸 도지원은 앞으로 다시는 연기를 쉬지 않을 생각이다.

"액션 연기든 사이코 역할이든 아무것도 가리지 않아요. ''누가 맡을지 갑갑한 역할은 도지원에게 맡기면 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다 할거에요. 제 롤모델은 팔도 사투리로 유명한 중견탤런트 김지영 선생님입니다. 어떤 역할도 다 소화해 내시니까요."

이 정도 의지라면 ''겹치기 출연''도 하는 빛나는 조연이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루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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