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번지는 섹시댄스 경연대회...노출시비

경찰·구청 ''''단속인력 부족'''' 타령...매주 나이트클럽 성행


주말 ''섹시댄스 경연대회'' 불야성

지난 14일 토요일 밤 11시!

부평에 있는 한 대형나이트 클럽. 연말과 주말을 맞아 20대는 물론 30-40대까지 족히 천여명이 넘는 인파가 무대와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바로 이때 나이트클럽 소개 포스터 밑에 적힌 굵은 글씨가 행인들을 잡는다.

"돈보따리를 낚아채세요, 모방송 개그맨 000와 함께 섹시댄스를. 일일결선 새벽 2시 30분. 1등 30만원, 2등 20만원, 3등 10만원. 주 결선 토요일 새벽 3시 30분. 1등 상금 100만원!">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댄스경연대회를 열어 가장 섹시하게 춤을 추는 사람에겐 상금을 준다는 이벤트성 광고다.

밤이 더 깊어지자 고막을 찢을 듯한 음악소리에 몸을 맡긴 사람들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털어내려는 듯 흥겨운 춤사위에 빠져든다.

"새벽 깊어지면 벌어지는 ''노출댄스'' 경연대회"

드디어 댄스경연대회가 열린다는 새벽 3시 30분.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모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눈에 익은 한 개그맨이 사회자로 나타나 무대위로 올라간다.

"00나이트 클럽을 찾아주신 여러분! 오늘밤 섹시 댄스의 진수를 보게되실 겁니다! 오늘은 섹시댄스의 한주를 결산하는 주 결선일입니다. 자! 이자리에서 여러분의 끼를 맘껏 발산하세요!!"

신나는 음악이 시작되고 모두들 머뭇거리면서 잠시 눈치를 살핀다. 곧이어 일일 예선에서 1등을 한 여성 가운데 한명이 ''용감하게'' 무대 앞으로 나오며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현란한 몸 동작이 계속되는가 싶더니 갑자기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을 드러낸 채 ''섹시한 춤''은 계속되고 순간 무대는 함성과 박수소리만이 가득하다.

처음 어색한 분위기는 오간데 없고 일일 예선에서 1등을 거머쥔 여성들이 하나둘씩 경쟁적으로 무대앞으로 나오더니 질 수 없다는 듯 ''현란하고 섹시한'' 춤을 추어대고 사회자는 계속 더 야한 포즈를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해댄다.

섹시댄스 경연대회는 한시간 가까이 계속되고 그중 가장 섹시한 춤을 췄다는 한 여성에게 상금 100만원과 함께 1등의 영예가 돌아갔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서울 압구정동 등 유명 나티트 클럽에서만 행해지다 말썽이 나자 자취를 감췄던 섹시 댄스 경연대회가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이제는 수원, 인천은 물론 중소도시까지 전국적으로 독버섯 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댄스경연대회를 예고하기도 한다

"서울 전유물, 수도권 및 전국으로 독버섯처럼 번져"


하지만 단속에 나서야할 경찰은 "나체춤을 추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상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며 손을 놓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불과 서너달 전부터 조금씩 확산되다가 이제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 나이트 클럽에 또 하나의 충격적인 문화로 일명 ''섹시 댄스 경연대회''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상금을 노리고 나체춤까지 전혀 마다않는 여성들, 이른바 ''상금 사냥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회사원이나 주부, 학생 등 일반인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상금을 아깝게 놓치고 나이트클럽 문을 나서는 한 20대 중반의 한 여성은 "노래방 도우미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질문을 받아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체춤을 추면 부끄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룸살롱에서 하는 신고식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스트레스도 풀고 잘하면 상금도 타니 일석이조가 아니냐"며 반문한다.

"댄스 참가자 대부분은 평범한 회사원,주부 충격"

경연대회 ''전문가''로 보이는 또 한명의 여성은 "업소일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 용돈도 벌고 스트레스도 풀 겸해서 왔다"면서 "나이트클럽에서 옷벗고 춤추는게 불법은 아니지 않느냐?"고 짜증난다는 듯 퉁명스럽게 몇마디를 던지고는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이 여성이 말한 옷벗고 춤추는 것이 불법이 아니라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나이트 클럽에서 나체로 춤을 추는 것은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명백한 단속대상이다. 따라서 경찰은 "나체춤이 펼쳐치는 나이트 클럽에 관한 첩보를 입수하는대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정기적인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주로 금요일이나 주말손님들을 새벽3시까지 늦도록 붙잡기위해 나이트클럽들이 경쟁적으로 이같은 대회를 도입하면서 민생치안에 급급한 경찰이나 구청 단속은 ''먼산의 불''처럼 되버린지 오래라는게 이곳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나이트클럽도 문제지만 참가자들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남들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벗는 세태는 우리사회의 성도덕과 가치관이 얼마나 무너지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N 나이트 클럽의 한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는 댄스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여성들이 속칭 ''나가요 걸''이나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반 여성들까지 참가자가 늘고 있다"면서 "손님을 끌기 위한 경영이벤트의 일환으로 섹시댄스 경연대회를 만들었는데 참가자들이 흥에겨워 옷까지 벗는것을 강제로 막을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찰,단속대상이지만 ''여력없다'' 단속 사실상 포기, 업주들은 ''활개''"

업소의 한 종업원은 "참가자들이 이렇게 과감해지니 가끔씩은 업소가 고용한 사람들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며 오히려 억울해했다.

업소측도 ''단속대상''이라는 점을 의식, 절대로 MC가 옷을 벗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 스스로 벗을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하고 많게는 수백만원까지의 상품을 타기위한 참가자들간의 묘한 경쟁심리를 이용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1년만에 나이트클럽을 찾았다는 한 30대 회사원은 "말 그대로 댄스대회인 줄 알았는데 여성들이 옷까지 벗는 대담함을 보일줄은 몰랐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이트 문을 나섰다.

불법이 아니라는 오해와 손쉽게 상금을 벌 수 있다는 욕망이 어우러져 ''나체 춤 경연대회''가 아무런 제재없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오늘밤도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비발디파크(www.daemyungcondo.com)는 오는 24일 오후 11시부터는 지하 나이트클럽에서 ''섹시댄스경연대회''를 열어 1등에겐 100만원 상당 명품 핸드백을 준다고 공공연히 광고까지 내고 있다.

그날 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CBS뉴스 김대훈/이동직기자
노컷뉴스 민경중기자 min88@cbs.co.kr
영상취재 VJ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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