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로고 하나를 붙인 것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구단으로서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결정이다. KT&G는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로고 등 유니폼 광고로 경기 당 2,000만원을 받는다. 적자가 뻔한 구단으로선 쏠쏠한 수입원이다. 그런 가운데 광고료 없이 여수 박람회 로고를 달기로 한 것이다.
후원 협약으로 8경기에 여수 박람회 로고를 붙이기로 했으니 총 1억 6,000만원의 손해를 감수하는 셈이다. 지난 11일 전주 KCC전까지 5경기에 로고를 붙여 14일 현재까지 총 1억원을 여수 박람회 유치에 투자한 셈이기도 하다. 앞으로 3경기가 더 남아있다.
경기도 안양과 전남 여수. 일견 지리적 거리감처럼 별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농구로 특별한 인연이 맺어져 있다. 다름아닌 KT&G 김호겸 사무국장이 여수 코리아텐더(현 부산 KTF) 농구단에서 있었기 때문. 김국장은 지난 2000~2003년 코리아텐더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02년 당시 김국장은 농구단 연고지인 여수의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를 뼈아프게 절감했다. 항상 그때 아픔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껴온 김국장 여수의 재도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단순한 개인적 인연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행사였기에 구단 측도 기꺼이 후원 협약을 성사시켰다. 박람회가 유치될 경우 여수는 물론 순천, 광양 등 전남 지역 경제가 대뜸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수 유치위원회 측도 KT&G에 답례 차원에서 오는 17일 원주 동부전을 관전할 예정이다. 버스 2대를 대절해 유치위 관계자들과 여수시민이 열띤 응원에 나선다.
여수의 운명이 오는 2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가까운 듯 먼 듯 여수와 각별한 인연을 맺은 KT&G의 후원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