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선 출마 … 대선정국 혼미속으로

"이명박으로는 안된다" 강조 … 대선판도 3자 대결구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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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 인해 대선구도가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을 중심으로 한 3자구도로 재편되면서 대선판도가 혼미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이날 오후2시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는 오늘 그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지난 10년은 정권의 무능과 독선으로 나라의 근간과 기초가 흔들리고 경제는 동력을 잃는 등 이대로 간다면 우리에게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좌파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5년 전의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한 데 대해"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데 대해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고 사과했다.

당원들에게도 "저로 인해 분노하고 상처받는 당원 동지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동지 여러분의 돌팔매를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대선 완주여부에 대해서는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저는 언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후보단일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 이회창 "이명박을 후보로는 안된다"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이명박 후보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주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한나라당의 경선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점에 관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은 경선과정에서 제기된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땅 차명보유, bbk연루 의혹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전 총재는 이 후보의 정체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전 총재는 "중요한 것은 국가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이고이것 없이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할 수 없다"며 "그런데 이점에 대해 한나라당과 후보의 태도는 매우 불분명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후보의 흠결과 불분명한 정체성이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설명했다.


◈ 한나라당 "정권교체 국민여망에 역행하는 처사"

한나라당은 이회창 전 총재의 결정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여망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명박 후보는 7일 울산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이회창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은 어떤 이유로도 역사의 순리에 반하는 것이다. 역사를 한참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전 총재의 비극적 결정은 이 전 총재의 법과 원칙에 반하는 것일 뿐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여망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대오에서 스스로 이탈하는 것은 결국 경선불복이자 불법과 변칙"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전 총재 출마의 부당성과 한나라당-이 전 총재의 무관함을 적극 알려나가기로 했다.

이를위해 8일 오전 9시 강재섭 대표가 특별기자회견을 갖기로 했고 고문단은 이 전 총재를 항의방문하기로 했으며 당원협의회별 규탄대회와 시도당별 규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수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 입당희망자를 선별 입당시키고 당내 조력자는 해당행위자로 규정 엄벌하기로 했다.

◈ 정치권, 엇갈린 반응

청와대와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비난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선대위 최재천 대변인은 "이 전 총재는 아직 국민에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미 심판을 했던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극단적 권력욕망은 곧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또 "역사의 시계바늘을 차떼기 시대로 돌리는 철저한 반동이며, 수구보수, 극우냉전 세력이 내놓는 마지막 절망의 몸짓"이라고 이 전 총재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지난 두번의 선거에서의 실패는 단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심판을 받은 것"이라며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는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중심당은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보수대연합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대선판도, 양자구도서 3자 대결구도로 재편

이회창 변수가 돌출되면서 대선판도의 유동성이 한층 커졌다.

기존 이명박 후보 중심의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간 대결구도가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다자간 대결구도로 재편됐다.

이 전 총재측이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범보수연합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보수세력의 이합집산이 활발히 이뤄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대선의 중심이슈도 이명박 후보를 축으로 한 경제문제에서 이 전 총재의 등장으로 부패와 반부패의 구도를 가르는 대결구도로 옮겨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합 민주신당을 비롯한 여권 후보들이 추진중인 반부패연대 역시 이같은 움직임의 하나로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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