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CBS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6천만 원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특종보도했다.
보도가 나가자 이번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전군표 청장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며, 지난달 26일에는 정상곤 전 청장에게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실수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양대 권력 기관인 검찰과 국세청의 힘겨루기 속에 전군표 청장의 거취 표명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전 청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며 버텼다.
부산지검은 결국 CBS 보도가 나간 지 9일 만인 지난 1일 전군표 국세청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했다.
현직 국세청장에 대한 소환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검찰은 전 청장을 상대로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뒤 돌려보냈으나 곧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았다.
예우 차원에서 신변 정리를 할 시간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나흘만인 5일 검찰은 현직 국세청장인 전 청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6일 전군표 청장은 국세청 개청 이후 40여 년만에 현직 청장으로는 처음으로 비리 혐의로 구속돼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다.
<전군표 국세청장 뇌물수수 사건 관련 일지>
2006년 8월26일- 정상곤 당시 부산국세청장, 건설업자 김상진씨,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과 식사 후 세무조사 무마와 관련해 김 씨로부터 1억원 받아
2006년 8월에서 2007년 1월- 정상곤 씨,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5차례에 걸쳐 6천만 원 전달
2007년 8월9일- 정상곤 전 청장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8월 말~9월 - 이병대 현 부산국세청장, 부산지검 접견실에서 정상곤 전 청장 두 차례 면회해 진술거부 등 입막음 시도.
9월12일 - 부산지검, 정상곤 전 청장의 1억 원 용처 수사 위해 서울 국세청 본청 압수수색. 전군표 청장, 압수수색 당시 수사검사에게 1억 원 용처 수사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 제시.
10월23일 - 전군표 청장의 뇌물수수 의혹 CBS 첫 보도
10월24일- 전군표 청장, "거대한 시나리오같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든다"며 혐의 부인
10월26일- 전군표 청장, 정상곤 씨 정신 나간 사람의 진술이다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 전군표 청장 실수했다.
11월1일 -부산지검, 전군표 청장 피내사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
11월2일- 전군표 청장은 거취표명과 관련 "지금 이 시기는 절대 아니다"
11월5일 - 부산지검, 전군표 청장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 청구
11월6일 - 전군표 국세청장, 부산구치소 구속수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