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익스, "이제는 떳떳해요''

[노컷인터뷰]정규 1집 ''Tell The Story'' 발표한 밴드 익스(EX)

b


2년 만에 정규 음반을 내놓은 밴드 익스(이상미·방지연·공영준)는 "이제 떳떳해요"라고 했다.

데뷔 음반을 발표한 신인 가수가 의레 ''설렌다''거나 ''사랑해달라''고 소감을 밝히지만 익스는 달랐다. 이유가 있다.

익스는 2005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데뷔했다.

2000년대로 넘어서면서 가요제 출신들의 가수 데뷔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익스는 세상의 주목을 한몸에 받으면서 대상곡 ''잘 부탁드립니다''까지 히트시켰다.

여러 연예 기획사는 너나 할 것 없이 익스에게 ''계약하자''라고 달려들었다. 대구에서 대학에 다니면서 취미삼아 했던 음악이었지만 쏟아지는 관심을 받은 이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5인조였던 밴드 멤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둘은 군입대를 택했고 나머지 멤버 이상미, 방지연, 공영준은 음악을 하겠다며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자우림, 박정현을 배출한 티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은 익스는 올해 초 첫 성과로 싱글 ''연락주세요''를 발표했다. 정규 음반을 내놓기 전 존재를 알리고자 선택한 시도였지만 가요제 데뷔곡 ''잘 부탁드립니다''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한 탓에 대중의 입맛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자연스럽게 고민이 커졌다. 화려한 데뷔 이후 곧바로 성과를 기대하는 대중의 바람대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때부터 익스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8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출시한 정규 1집 ''텔 더 스토리(Tell The Story)''는 1983년생 동갑내기 3명이 그동안 얼마나 치열한 시간을 보냈는지 증명한다. 비로소 익스는 ''떳떳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자신감이 생겼다.

"실에 묶인 인형처럼 예쁘게만 살지 않겠다"

트렌드를 쫓으려던 이상미의 보컬은 자기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멤버 중 음악적 욕심이 가장 큰 방지연은 작사, 작곡 실력을 드러내며 밴드의 자존심을 보탰다. 공영준의 힘 있는 드럼 솜씨도 또래 연주자와 비교해 돋보인다.

익스의 성장은 타이틀곡 ''마리오네트''에서 두드러진다. 황성제의 곡에 방지연이 노랫말을 붙인 이 곡은 록발라드를 지향하면서 웅장한 사운드를 더해 풍성한 맛을 만든다. 이상미의 성장한 실력은 이 곡의 가장 큰 성과다. 미성임에도 힘을 잃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인형 ''마리오네트''를 연상하며 만든 이 곡의 의미는 사뭇 진지하다.


"실에 묶인 인형처럼 예쁘게만 살지 않겠다는 뜻이에요. 우리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그들이 요구하는 시선으로 살길 바라는 것 같았어요(방지연)."

"정규 음반을 내놓기 전에 단 2곡으로 모든 게 단정 지어지는 게 무서웠어요. 앞으로 할 음악이 더 많은데 하나의 이미지로 묶여 당황스럽죠(이상미)."

가요제를 통해 단숨에 주목받은 익스에게 세상의 관심은 이겨내야 할 부담으로 다가왔다. 대학 밴드로 열정을 쏟았던 음악을 인생의 길로 선택하자 예상하지 못한 과제들이 쏟아졌다. 여기에 대중의 관심까지 더해져 마음의 짐은 더 커졌다고 한다.

"꿈을 찾으려고 하는데 곡을 작업하는 것 부터 생소한 거예요. 등장이 다른 가수와는 달랐기 때문에 말못할 고민이 있었죠(공영준)."

아마추어에서 프로의 세계로 들어와 성장을 알리는 밴드

익스의 1집은 아직은 자작곡보다 외부 작곡가에게 받은 곡이 많고 프로듀싱도 황성제와 구태훈(자우림)의 도움을 받았지만 아마추어였던 익스가 프로의 세계로 들어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덕분에 흥미로운 앨범이기도 하다.

특히 록 향기가 가장 진하게 담긴 곡 ''판타스틱 소녀백서 NO1''을 들으면 앞으로 익스가 선보일 음악이 더 많다는 것도 실감할 수 있다.

f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줄기차게 등장하고 실력파 음악인들도 속속 나타나면서 대중음악의 외형을 다채롭게 만들지만 특정 장르만 고집스럽게 사랑받는 가요계에서 익스 같은 밴드는 반가운 존재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고 이들이 성숙하면서 펼치는 새로운 결과물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스에게 음악을 하면서 잊지 않는 마음을 묻자, 이상미는 자신감 있는 대답을 풀어놨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부끄럽지 않아야 해요. 변명이 없어야죠. 언제나 음악에 당당한 밴드가 될게요."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