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왕후'' 김여진 "두 얼굴의 여인, 쉽지 않네요"

[노컷인터뷰] MBC ''이산''서 ''정순왕후'' 역 맡아 열연 펼치는 탤런트 김여진

김여진
''야망''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유교 윤리가 통치 이념인 조선시대를 살고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 꿈틀거리는 야망은 어쩔 수 없었던 인물. MBC 월화극 ''이산''의 ''정순왕후''다. 극중 ''정순왕후''는 겉으로는 후덕한 모습이지만 내면에는 서슬 퍼런 검을 지니고 세상을 좌지우지하려는 야심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드라마는 ''정순왕후''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정순왕후'' 역할을 통해 그간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낸 탤런트 김여진(35)을 만났다. 착하고 온순해 보이는 인상의 그가 두 얼굴의 팜므파탈을 연기하는 게 꽤나 낯설다. 그러나 그는 언제 그런 이미지를 쌓았느냐는 듯, 데뷔 10년차다운 연기 내공으로 소름 돋힐만큼 섬뜩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정조와 대척을 그리면서 조용히 권모술수를 쓰는 악역이죠. 마지막까지 정조를 조용히 괴롭힐거에요. 사실 악역을 맡을 기회는 많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 역할을 표현할지에 대해선 지금도 고민도 많아요. 겉으로는 자애롭지만 내면에는 야망이 꿈틀거리는 인물이라 조그만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 느낌을 담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데뷔 10년차, 연기 욕심은 여전..지난해와 올해 뉴욕서 연기 수업

역사는 ''정순왕후''를 노론인 아버지 김한구의 사주를 받아 사도세자를 모함했으며 정조를 폐위시키고자 끊임없이 음모를 꾸민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또 정조가 맞이한 의문의 죽음 뒤에 정순왕후의 음모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역사가도 있다. 복잡한 권력관계만큼 ''정순왕후''란 캐릭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그에겐 전과 다른 ''비장의 무기''가 있어 한결 마음이 든든하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올해 6월과 7월에 뉴욕에서 연기 공부를 했어요. 연기를 오래 했지만 정식으로 연기 수업을 받은 적이 없어서인지 한계를 느꼈었거든요. 세계의 배우들이 다 모이는 곳에서 연기 공부를 하니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김여진은 ''이산''을 마치고 다시 뉴욕에 갈 예정이다. 기회가 되면 미국에서 오디션도 볼 계획이다. ''미국 진출'' 같은 거창한 수식어를 위한 게 아니라, 넓은 무대에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2세 없지만 섭섭하진 않아요. 지금도 행복"

2004년 결혼한 김여진의 남편은 잘 알려진대로 MBC 김진민 PD. 얼마 전 ''개와 늑대의 시간''을 연출한 능력있는 연출가다. 결혼 3년차 부부에게 몇 개월씩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힘들진 않을까.

"서로의 생활을 아니까 이해를 잘 하는 편이에요. 남편도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고요. 1년에 반은 떨어져 있지만 서로 신뢰하는 마음은 그대로예요.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만나면 더 애틋하고 신혼 같죠. 남편과는 좋은 친구 같은 사이입니다. 서로 의지하는 마음이 커요. 의논도 많이 하지만 그렇다고 설득하거나 강요는 하지 않죠."

김여진은 이와 함께 지금도 남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날 것 같이 고맙다는 말을 덧붙인다. 남편을 만나기 전 아픔이 많았는데 그걸 다 보듬어 준 게 지금의 남편이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2세가 언제 태어날지 궁금해진다.

"굳이 안 가지려는 것은 아닌데 생기질 않네요. 그렇지만 섭섭하진 않아요. 지금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거든요."

연기는 ''꾸준히. 열심히, 많이'' 해야

1998년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데뷔해 이제 연기 경력 10년에 접어든 김여진. 10년이나 연기를 했지만 스스로는 아직도 모자란 점이 많다고 느낀다.

"더 많이 연기를 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역할 가리지 않고 많이 해야 했죠. 어차피 연기 생활에 매너리즘은 찾아오는데 많이 하면 그만큼 일찍 매너리즘이 올테고, 더 많이 극복했을 텐데…. 그런 후회 때문인지 지금도 너무 일 욕심이 많이 나고 많은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더 열정을 쏟지 못한 지난 10년 연기 생활에 대한 후회 때문일까. 그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꾸준히, 열심히, 많이'' 연기를 하라고 조언한다.

"전에는 항상 작품을 고르고 생각하고 거절한 후 더 좋은 작품이 들어올 거라 기대했죠. 그런데 그렇게 놓쳐버린 작품 중에 괜찮은 것들이 상당수 있었어요. 몸이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죠. 젊은 연기자들도 후회하지 말고 모든 열정을 다 쏟았으면 해요. 인기가 떨어질 때의 어지러움은 물론 알죠. 그럴 때면 연극무대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지요. 그것도 안되면 거리에서 포스터 붙이는 일부터 하면 되고요. 그렇게 마음먹으면 좌절할 일이 없어요."

데뷔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연기를 배우며 자신을 담금질하는 열정적인 여인 김여진. 모든 연기자들이 김여진만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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