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외모로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한 것에 비해 불운이 겹쳤던 이민호에게 ''아이엠 샘''은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지난해 ''거침없이 하이킥''과 ''9회말 2아웃'' 등 드라마 출연을 목전에 두고 있다가 교통 사고를 당하면서 모든 걸 포기해야 했다. 이어 SBS 드라마툰 ''달려라 고등어''에 주연으로 등장했지만 24부로 예정된 드라마가 8회만에 조기 종영되는 아픔을 겪었다.
고생 끝에 출연하게 된 드라마가 ''아이엠 샘''. 그러나 이 드라마 역시 시청률이 썩 좋지 못했다. 그는 "''달려라 고등어''를 할 때에도 내심 기대는 많이 했는데 두 달 방송하고 끝나서 너무 아쉬웠다"며 "이번에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시청률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섭섭하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러나 급한 마음은 없다. 그간 어려움이 겹치면서 ''여유''라는 덕목을 배웠기 때문이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빨리 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기 내공을 쌓으며 기다리는데 익숙합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작품도 생길 테고 인기도 얻을 테고, 저를 찾아주는 사람도 생기겠죠."
186cm 큰 키에 이국적인 외모…''될성 부른 떡잎'' 이민호는 사실 외형적인 조건으로만 보면 언젠가는 뜰만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배우다. 186cm의 큰 키에 이국적이면서도 선이 뚜렷한 외모 등 한눈에 봐도 ''될 성 부른 떡잎''이다.
눈에 띄는 외형적 조건 덕택에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예 활동을 한 이민호는 그간 얼짱 역할 등 외모와 어울리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는 "나 역시 놀기 좋아하고 생각을 단순하게 하는 편이라 그런 캐릭터들이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철부지처럼 놀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란 게 이민호의 부연.그는 "겉으로는 밝게 보이지만 생각도 많다"며 "좀 양면적인 성격"이라고 털어놓는다. 실제로 연기 얘기를 할 때의 이민호는 사뭇 진지하다. 이민호는 "연기는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이렇게 연기력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 다행일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배우는 설경구와 미국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어떤 역을 맡아도 자신의 것처럼 소화해내는 모습이 부럽단다.
연기자로서의 목표를 묻자 그는 "중견배우가 됐을 때 나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란 얘기를 듣고 싶다"는 소망을 털어놓는다. "스타, 연예인보다는 오래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민호가 끝까지 자신의 말을 지켜나갈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