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2백만 원을 훌쩍 넘는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적은 평당 60만 원에 강제로 땅이 팔려 언제든 포도밭이 갈아엎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삼성에서 보상을 해줬다지만 갖고 있는 땅도 적고 주변 땅값이 워낙 올라 다른 땅을 살 수가 없다"면서 "삼성이 주위 땅값의 반이라도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만든 삼성반대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정운섭 씨는 "한마디로 삼성이 탕정에서 땅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동영상)삼성전자, 땅투기인가 산업단지 조성인가]
현지 주민들의 땅이 강제로 매수된 것은 공익 사업의 경우 민간기업이 협의를 거치지 않고도 일방적으로 책정된 땅값만을 주고 토지를 사들일 수 있도록 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때문.
일반적인 경우 개발 계획에 따라 토지를 매입하려면 소유자들과 가격 협상에 나서야 하지만 산업입지법이 적용되면 감정가에 따른 가격을 건네는 것만으로 토지 매수가 이뤄진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으로 삼성이 탕정 일대에서 사들인 총 2백11만여㎡ 부지 중 실제 산업시설은 30.6%뿐이고, 나머지 면적에는 삼성 임직원들을 위한 고급 아파트와 소수를 위한 외국어고등학교, 공원 등이 들어서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특히 해당 아파트 트라팰리스는 ''제2의 타워팰리스''로 불릴 정도로 호화로운 양식을 자랑하고 있으면서도 낮은 가격에 공급되며 5년 임대 이후에는 분양 전환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일부 기업들이 산업입지법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급급하면서 법의 취지가 퇴색됐다고 지적한다.
국토연구원 장철순 책임연구원은 "산업시설용지가 60% 이상인 산업단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개발된 산업단지 가운데는 산업단지로서의 기능이 의심스러운 곳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부장 역시 "토지 조성 목적에 맞도록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토지를 매입한 기업에서 자의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현행 산입법은 토지의 구체적 용도별 비율을 정해놓지 않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교통부는 뒤늦게 산업입지법의 폐단을 인식해 산업시설 비율이 50% 이상 되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이미 삼성에 땅을 빼앗긴 이들의 억울함은 풀 길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삼성의 탕정 개발 문제점에 관한 CBS보도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탕정 부지는 충청남도.아산시 등과 협의 아래 개발이 진행중"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삼성전자는 또 "시세는 부지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전답의 경우 주민의견과 주변 시세를 반영해 보상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로와 공원 등 무상귀속분을 제외한 면적 대비 산업시설의 비율은 50%를 넘어서며, 아파트와 외국어고등학교 등은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것"이라고 삼성 측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