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건설중인 ''버즈두바이''(160층 800m이상ㆍ높이 미정)가 이미 골조 높이에서 기존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인 대만의 ''타이베이101''(101층 508m)를 넘어선 데 이어, 머지않아 역시 UAE에 버즈두바이를 능가하는 초고층 빌딩이 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즈두바이 발주처인 UAE의 이마르(Emaar)사는 버즈두바이보다 더 높은 건물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세계 유수의 건설업체들이 참여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UAE 전체 국토의 87%를 차지하고 있는 아부다비는 두바이에 이어 대규모 주거, 상업 및 레저시설 등 600억 달러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건축 비용도 버즈두바이를 훨씬 뛰어 넘는 12억~1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빌딩이 어느 정도 높이로 지어질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이마르측은 층수와 높이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세계 최고층 건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완공목표로 현재 공사 중인 버즈두바이도 아직까지 정확한 층수와 높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재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의 스카이라인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상황. 마천루의 대명사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중동으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 만큼 각국, 각 도시의 초고층 빌딩 건축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중동의 마천루 경쟁은 넘쳐 나는 오일달러가 일차적 배경이지만,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존심 경쟁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버즈두바이가 채 완공도 되기 전에 이마르측이 또다시 세계 초고층 건물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도 이런 경쟁 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부지분이 40%에 달하는 이마르사는 UAE의 부동산 개발 양대산맥인 나킬사가 버즈두바이보다 더 높은 건물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서둘러 이번 계획을 추진하고 나선 것. 나킬사는 바다 위에 도시를 지은 ''팜 아일랜드(palm island)''사업을 추진하면서 팜 제벨알리(Palm Jebel Ali) 근처에 버즈두바이 보다 더 높은 빌딩 건립계획을 세우고 현재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경제적으로 볼 때 초고층 건물은 그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부각돼 경제 유발 효과가 크다"며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뿐 아니라 서비스 등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버즈두바이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페트로나스타워''(88층 452m)와 ''타이베이101''은 아직도 말레이시아와 대만의 경제부흥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두바이의 경우도 관광객수는 2000년 300만명 수준에서 버즈두바이와 같은 마천루가 형성됨에 따라 2006년엔 700만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초고층 빌딩은 경제적인 잣대로만 보면 비합리적라는 평가도 있다. 버즈두바이도 80층 이상에선 엘리베이터와 비상구 등이 들어서는 공간을 빼면 임원실 하나 정도가 들어갈 여백만 남을 정도로 공간활용도가 낮다고 한다.
한편 페트로나스타워와 타이페이101, 버즈두바이 등 ''세계 3대 마천루''에 직ㆍ간접으로 참여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또다시 세계 최고층 건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지 주목된다. 버즈두바이 시공사 선정 당시 이마르 메트루시 사장은 "삼성을 시공사로 선택한 것은 삼성의 초고층 시공 기술력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