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씨! 한국에서 건강하시고 돈 많이 벌어가세요."
"사랑해요.블랑카''''
14일 성동 외국인근로자 센터의 한 접수 코너. 블랑카로 알려진 개그맨 정철규씨(24)가 몽골에서 온 파타(29)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피부색깔은 달라도 우리는 형제"
언뜻 봐 파타씨가 한국인 같고 얼굴이 까무잡잡한 정철규가 이주노동자 같다. 평소 블랑카의 팬이라는 파타씨는 정철규의 외모를 보며 서툰 한국말로 ''''베트남 사람 같아요''''라며 농담을 건넨다.
한국에 온지 4년째 됐다는 파타씨는 ''''블랑카가 하는 이야기는 우리 이주 노동자들의 생활과 똑같다''''며 ''''블랑카 덕분에 많이 웃고 지낸다''''고 싸인을 부탁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리는 개그 코너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로 데뷔한 정철규는 ''''2004년 외국인 이주노동자 순회 진료''''에 자원봉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2000년 7월부터 3년간 창원에서 방위산업체로 일하면서 동남아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을 했습니다.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시선들, 멸시받고 고생하는 그들의 모습을 곁에서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고정과념을 개그로 풍자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을 몸소 겪었기 때문일까? ''''내가 도울 수 있는 자리가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며 밝힌 그의 각오가 진실해 보인다.
"외국인 비하한다는 말 가장 가슴아파,진정한 대변자이고 싶다"
얼마 전에는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의 취업에 장애가 되고 있어 코너 내용을 바꾸거나 없애 달라''''고 주한 스리랑카 대사에게 항의를 받는 우여곡적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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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힘없는 소수자의 시각에서 애환을 바라보고 싶다''''며 이주노동자들의 대변인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성동외국인 근로자센터와 한국이주 건강협회에서 온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한 정철규는 100여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빠짐없이 진료를 받을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대학생 진료의사들이 블랑카를 알아보고 싸인을 요청하자 ''''외국인 노동자분들께 더욱 열심히 진료 해달라''''며 당부 했다.
방사선과 진료를 맡은 조규선(26)씨는 ''''1년 정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봉사를 하고 있는데 그들이 블랑카 얘기를 많이 한다''''며 ''''앞으로도 좋은 개그로 그들을 많이 웃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접수를 받다 몽골에서 온 알탈겐즈(43)씨의 사연을 접한 정철규씨는 마음이 아파왔다. 한국에서 일하던 남편이 올 3월에 사고로 죽어 입국하게 된 알탈겐즈씨는 아픔을 딛고 생계를 위해 미싱공장에서 일한다.
CBS 오는 27일 방송통해 애절한 사연 전할터
어려움이 있어도 말이 안 통해 도움을 받지 못 할 때가 가장 힘들다는 알탈겐즈씨는 ''''몽골에 있는 대학생 딸과 부모님이 보고 싶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에 좋은 분들이 많다''''며 감사하다고 연거푸 말하는 그녀에게 정철규는 "용기를 내라"며 손을 꼭 잡아줬다.
"오늘 이주노동자분들이 건강진단을 받는다고해서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프신 분들이 없어서 다행이예요. 너무 힘드실 텐데 그래도 다들 긍정적이시고 밝은 모습을 보여서 마음이 놓여요.''''라며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체험한 내용은 오는 27일 CBS라디오 <오숙희 변상욱의 행복한 세상>(FM 98.1MHz 오전 9시 5분~11시 30분 PD 손근필)에 정철규가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생생히 들려줄 예정이다.
노컷뉴스 정윤경,송경선 인턴기자 nocutenter@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