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투병 중인 가수 길은정(43)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
길은정은 9일 오후 녹화가 진행된 KBS ''열린음악회''(방송 21일)에 휠체어를 탄 채 무대에 올라 올리비아 뉴튼 존의 ''Let me be there''와 신곡 ''난 널''을 열창했다. "앉아서 노래하는게 예의에 어긋나 서서 부르고 싶었다"는 그가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 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던 이유는 리허설 무대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쳤기 때문. 꾀꼬리 같은 목소리와 경쾌한 웃음의 길은정은 이제 휠체어에 의지한 채 노래하는 힘없는 가수가 됐다.
"리허설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어요. 아마도 노래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죠. 영정과 납골당은 준비했고 지금은 주변 물건을 정리하고 있어요."
길은정은 직장암이 골반과 척추로 전이돼 최근 병원으로부터 여명선고를 받았다. 길어야 6개월 짧으면 3개월. 언제 다시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을지 몰라 제작진에게 직접 출연 의사를 밝혔다.
매일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신보 ''만파식적''도 발표
"''병원24시''에 출연하고 한 달만에 몸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그는 병원에 누워 보내기에 남은 시간이 아까워 지금도 매일 원음방송(서울 89.7㎒)에서 생방송으로 ''길은정의 노래하나 추억 둘''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새 앨범 ''만파식적''도 발표했다.
"휠체어와 진통제에 의지해 살고 있지만 남은 시간은 아주 유용하고 쓰고 싶어요. 라디오 방송을 계속하는 것도 방송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에요."
하지만 길은정의 진짜 소망은 "통증으로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기 전에 가고 싶다"는 것이다. 인간다움을 잃고 싶지 않은 그의 마음은 "말기 암 환자도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고 죽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허용된다면 안락사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낳았다.
전 남편 편승엽과의 12번에 거친 재판에 대해서도 담담히 밝힌 길은정은 "왜 재판을 할 수밖에 없었고,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는지에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전했다.
먹고있는 약 때문에 목이 자주 탄다는 길은정은 인터뷰 내내 생수통을 든 손을 떨고 있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