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그룹 ''돌고 돌아 그자리''… 6개월새 4번째 당적

통합민주당 내 김한길 전 대표측 의원 19명이 대통합신당 참여를 위해 3일 전격 탈당하면서 이들은 6개월 만에 4번째로 당적을 바꾸는 진기록을 세웠다.

잦은 당적변경에 대해 이들은 ''대통합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오판에 따라 명분과 실리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탈당은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합신당계 의원들은 지난 2월 6일 ''노무현 대통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명분으로 집단 탈당했다.

이후 ''원내교섭단체 구성→ 5월 7일 ''통합신당'' 창당→6월 27일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정치적 변신을 계속했고, 이번에 또다시 집단탈당 및 ''대통합민주신당'' 참여를 결정했다.

6개월 만에 4번째 당적변경이라는 기록을 세운 이들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떠돌이 정치행보'' 등 가혹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씨는 4일 "탈당과 창당을 너무 쉽게 반복한 행위는 이들의 정치적 주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합을 둘러싼 정치적 판단력도 의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정치참여를 예상하며 집단탈당한 뒤 세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정치현실은 다르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과의 합당 당시에도 통합신당 출신 중 이강래, 노웅래, 전병헌 의원 등 백의종군파 의원들은 합당에 강하게 반대해 무소속으로 잔류했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대변인은 "잇따른 정치적 오판으로 그들도 명분과 실리를 잃고, 대통합신당 창당 과정의 국민적 감동도 소모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혹평했다.

김한길 대표 그룹의 탈당에 대해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명분도 정치신의도 저버린 탈당행위는 국민의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하려면 애당초 왜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는지 모르겠다. `돌고 돌아 그 자리''란 말이 딱 들어 맞는다"며 "제3지대 신당은 이 당 저 당 탈당자들을 끌어 모으는 ''정치난민 수용소''라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해 독자노선을 걸을 것임을 기정사실화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한국 정당사에 가장 부끄러운 기록'', ''정치낭인들이 모여 만든 정당에 미래가 없다''며 이들의 정치행보와 대통합민주신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통합신당 계열 의원들은 자신들의 탈당이 결과적으로 여권의 지각변동과 대통합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김한길 의원은 "민주평화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목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몸으로 실천했다"며 "대통합민주신당 동참은 처음부터 대통합의 밀알로 썩어지기로 작정한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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