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악몽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뭔가가 잘못돼서 군대를 다시 간다는 상황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꿈인가? 군생활을 편하게 했던 사람이건, 말그대로 ''빡세게'' 군대를 생활했건, 그것은 핏줄이 곤두서는 악몽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런 악몽이 실제로 경험하는 사람이 생겼다. 바로 싸이다. 부실근무를 했고 이것이 병역법을 어긴 것이라면 편입취소가 법적으로 타당하더라도 싸이 본인은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의 한 중심에 서 있고, 꿈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을 감당해야만 한다.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현역 재입대, 관리감독 소홀한 병무청도 반성할 일
아무리 악몽이 홀로 꾸는 것이라해도 싸이 혼자 이 무거운 짐을 지어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 싸이의 부실복무에 대해 대신 변명을 하거나 병무청의 재입대 통지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꿈 속에서나 있을 법한 재입대라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 병무관련 당국 즉 병역특례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병무청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뭘 했냐는 것이다.
재입대의 1차 책임은 물론 싸이에게 있다. 싸이 측의 한 관계자는 "그때는 원칙이라는 게 없었다. 음악활동을 해도 되냐라고 물었고 그때는 된다고 하더니 검찰이 통보를 하자 이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차라리 지금 검찰과 병무청이 말하고 있는 부실복무에 대해 그때 병무청 자체로 취소처분을 내리든 고발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황당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렇다. 병무청이 관리감독만 철저히 했어도 지금과 같은 재입대라는 초유의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당시 문제된 행동에 대해 처벌을 했다면 현역병 복무기간과 맞먹는 기간동안 군생활을 해야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싸이의 재입대는 주무 기관인 병무청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병무청의 반성은 ''재입대 통보''가 전부인 듯 보인다.
병과를 떠나 입대 연예인들에 대한 ''사역'', 이 역시 지정근무 위반
싸이는 부실근무에 대해 검찰이 병무청에 통보하는 바람에 재입대 결정이 났지만 병역특례나 공익근무로 군복무를 했던 남자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기준이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이런 이야기도 들려온다. 현역 복무를 하며 대민봉사라는 이름으로 지역사회 쇼핑몰에서 불우이옷돕기 사인회를 갖기도 하고, 군 관계자의 환갑잔치나 결혼식에서 노래를 부르고 사회를 보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 ''지정근무 위반''''을 떠나 군에서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사역이나 다름없다.
모든 남자연예인들이 정당하게 군에 군생활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얄밉게도 군면제를 받기 위해 편법을 쓰거나 아예 병역법을 우롱하며 군면제를 받는 연예인들도 있다. 싸이도 어쩌면 그런 경우일지 모른다.
부실근무를 했으니 현역으로 재입대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다. 토를 달수도없을 만큼 명확한 명제다. 그러나 한가지 명제를 던지고 싶다. 부실근무를 하는 동안 병무청은 뭘 했냐는 것이다. 부실근무를 용인 혹은 몰랐던 병무청으로 인해 싸이 역시 더 큰 화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이번 일로 인해 병무행정 당국 역시 싸이만큼 반성을 해야 한다. 이것은 악몽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