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국립예술대학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한 김씨는 국내 화랑에서 한번도 개인전을 열어본 적이 없다.
국내 문예진흥이나 해외에서 각종 기금을 지원, 초청받아 10여년간 해외 뮤지엄에서만 전시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덕에 해외에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그에 대한 인지도가 덜한 편이다. 11일부터 8월26일까지 삼청동 국제갤러리 본관에서 첫 전시를 갖는 김소라씨는 ''''이렇게 화랑에 내 작품을 내놓는 게 처음''''이라며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느낄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2003년과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2005년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등 국제적인 행사와 2002년 스페인 카스테용 현대미술관, 2007년 영국 발틱미술관 등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꾸준히 초청되어온 김씨는 이번 국내 첫 전시에 대해 여태껏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기분이라고 했다.
''''스스로 나아갈 길이 전환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설레고, 재미있어요.''''
그의 작품들도 대부분 은유적이다. 일상에서 연상되거나 차용된 형태들을 재구성해 감각적인 이미지로 탄생시킨다.
예를 들면, FTA체결이 주요 뉴스로 다뤄진 2007년 4월3일 한 일간지에서 숫자만을 남기고 모두 삭제한 뒤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사건·사고, 광고들이 남긴 숫자들은 암호처럼 보이기도 하고, 밤하늘의 별처럼 흩뿌려져 보인다.
또, 섬 소녀가 우수한 성적으로 미국의 유명 대학에 들어갔다는 기사와 거위 알이 등장하는 한 증권회사 광고를 보고 비디오 영상을 만들었는데, ''''여자-2''''로 이름 붙여진 이 영상작품은 잠수교를 걸어오는 여대생이 중간중간 달걀을 까먹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관객이 뭘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그는 이번 전시의 제목을 ''''헨젤과 그레텔''''로 하고, 전시장을 내면적·비주얼·의미혼동 세 개의 공간(숲)으로 나눴다.
''''작업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잃잖아요. 그런 길 잃은 현실과 허망을 좋아해요.''''
김씨는 이번 전시가 끝나면 9월6일부터 시작되는 터키 이스탄불 비엔날레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