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밴드, "90년대가 요구한 모던록에 희생당했다"

[노컷인터뷰] 5집 ''THE MUSIC'' 발표한 더더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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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록의 대명사로 통해는 ''더더밴드''는 더이상 부드럽지 않다. 감상용 음악에서 한 발짝 물러났고 록으로 한 걸음 가까워졌다.

어느 때보다 솔직한 음악을 표현하고자 마음먹고 완성한 5집 ''더 뮤직(THE MUSIC)''을 발표한 더더밴드는 "우리 음악의 깔끔함이 견딜 수 없어졌고 차근차근 음악의 지향을 찾았다"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새 음악은 밝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새 보컬 명인희가 합류해 4년 만에 신보를 내놓은 더더밴드는 "모든 함께 나누고 버리면서 4명이 같이 할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밴드에게 음악보다 더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음반 작업이 길어진 이유다.

지금은 무대가 홍대로 옮겨졌지만 그보다 앞서 신촌에 ''우드스탁'' 같은 록카페가 성황이던 때부터 음악과 함께 한 리더 김영준(기타)은 "밴드에게 음악은 중요하지 않다"라며 "노래를 만들고 연주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사람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밴드에게는 인간성이 더 필요한데 서로 다져지는 시간이 4년이었다"라고 돌이켰다.

나머지 3명도 비슷한 생각이다.

이창현(베이스)은 "12년 전 음악을 처음 시작했는데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정체성을 채우는 시기가 필요했다"라고 했다. "다른 음악에 비해 록은 여전히 순수함이 있으니 놓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다"라고도 했다.


멤버들이 비우고 채우는 동안 보컬 명인희는 그야말로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 결과로 수록한 8곡의 노랫말을 직접 썼다. 타이틀곡 ''뱅 뱅 뱅''은 물론 대부분이 사랑 노래지만 질퍽거리지 않는 간결한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싱글에 담긴 ''우는 날''과 ''러브(LOVE)''가 CF 배경음악으로 삽입되면서 영상과의 접목으로 주목받은 더더밴드는 이번 음반에서도 산뜻한 매력을 빼놓지 않았다. ''종이 인형''과 ''랄랄라'' 같은 곡에서는 더더밴드가 여러 해 쌓아온 내공이 느껴진다.

어렵게 작업했지만 여전히 음악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공간이 부족한 환경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민혁(드럼)은 "밴드가 라이브 할 수 없는 환경은 여전하다"라면서 "무대 위의 직업이 다양해지지 않아 생기는 단절"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무대를 만드는 전문성이 부족해 연주하며 라이브를 선보이는 기술의 발전이 가로막힌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역시 다른 멤버들의 마음도 같다.

김영준은 "이제는 꿈보다 현실인 것 같다"라며 "좀 더 솔직해지자면 1990년대 말 시대가 원하는 모던록에 희생당했다. 밝고 상큼한 것만 바라는 분위기에서 모던록은 대체 문화로 등장했고 다양한 색깔을 내야 하는데도 유독 비슷한 분위기만을 요구받았다"라고 했다.

"고정관념 덜고 음악을 들어달라"

주변의 여러 요구를 벗어내고 솔직한 표현으로 돌아온 더더밴드는 "6집을 탄생하게 해줄 5집이기에 의미 있다"라고 했다. 폭넓은 변화를 시도하는 도약으로 5집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랜 침묵 탓일까, 첫 발을 내디딘 더더밴드의 발걸음은 바쁘다.

오는 8월 15일 홍대 앞 롤링홀에서 단독 공연을 열고 9월에는 후배 록밴드들과 합동 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이어 10월에는 새로운 싱글을 발표하며 겨울에는 캐럴 음반까지 낸다.

"6집에 담을 노래도 모두 완성했다"는 더더밴드는 모던록 혹은 록에 대한 고정관념을 덜고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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