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데뷔는 꼭 잡아야 할 기회다. 하물며 인기가 보장되는 여성 비주얼 그룹의 메인 보컬 자리를 거절하기는 더 어렵지만 이를 여러 차례 사양한 뚝심 있는 신인 여가수가 등장했다.
지은(26)은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몇 차례나 가수로 데뷔할 기회를 흘려보냈다. 이유는 분명하다. "얼굴보다는 노래와 음악으로 알려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누션, 세븐, 빅마마, 휘성에 이어 최근 빅뱅을 배출한 YG엔터테인먼트(대표 양현석)가 발탁해 ''유망주''로 키운 지은은 목표의식이 뚜렷한 실력파 가수다.
친구의 소개로 양현석 대표와 우연히 만나 ''YG 연습생'' 신분이 된 지 꼬박 5년. 그동안 한 눈 팔지 않고 데뷔 음반에만 매달려왔을 정도의 주관도 지녔다.
"연습하며 젊은 20대를 다 보냈죠(웃음). 오랫동안 훈련 받을 거라고 예상은 했어도 이렇게 길 줄이야…. 세상은 저에게 관대하지 않더라고요."
사실 지은은 지난해 첫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해를 넘겼다. 기대가 컸던 만큼 상실도 커 우울증까지 앓았다. 다행히 극복은 빨랐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만약 작년에 음반을 냈다면 지금보다 훨씬 떨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좀 단련됐다고 할까요."
렉시 ''하늘 위로'' 피처링 맡아 얼굴 알려
지은은 지난 몇 달간 여러 무대에 오르며 ''실전''을 익혔다. 같은 소속사 선배 가수인 렉시의 신곡 ''하늘 위로''의 피처링을 맡은 것. 인기를 얻는 이 곡의 투명한 고음을 선보인 주인공이 바로 지은이다.
"5년 동안 참을 수 없을 만큼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노래를 하고픈데 그걸 참아야 했죠. 다행히 렉시 언니가 저를 끌어줬어요. 그마저 없었다면 더 힘들었겠죠."
12곡으로 꽉 채운 1집에서 지은은 노래마다 서로 다른 가창력을 뽐낸다. 타이틀곡 ''어제와 다른 오늘''에서는 저음의 발라드 실력을 드러내더니 송백경과 함께 부른 ''원 나이트 러버(One night lover)''로는 경쾌한 매력을 전한다. 정통 발라드 ''이별은 내게 흔하죠''에서도 맑은 목소리를 드러낸다.
"요즘 훌륭한 발라드 가수가 많지만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감을 지니면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10대 때 꿈은 노래로 1등 하는 것이었는데 커보니까 노래 1등은 없더라고요(웃음)."
오래 준비하고 기다린 덕분일까, 지은은 첫 음반을 내놓은 여느 신인가수와는 달리 가치관이 분명했다. 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지니고 있었다. 가창력만큼이나 진솔한 성격도 그녀의 매력.
"장르를 나누기보다 노래마다 목소리가 다른 신선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다행히 대중은 YG 가수들은 관대하게 바라봐요. 음악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죠."
지은의 데뷔 음반 제목은 ''레인(Rain)''이다. 유독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만 "5년간 흘린 눈물"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첫 음반을 손에 쥔 지은은 눈물을 닦고 무대에서 영원히 노래하길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