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은 방송 3회만에 시청률 20% 고지를 훌쩍 넘어서며 대박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23일 방송된 3회의 시청률은 26.5%(이하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리서치 기준). 경쟁작인 MBC ''메리대구 공방전''은 6.1%, KBS 2TV ''마왕''은 7.0%를 나타내는데 그쳤다.
방송 3회만에 이렇게 놓은 시청률을 기록한데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1~3회에서 보여준 빠른 극의 전개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충분했다는 평가다. 1~2회에서는 ''금나라''(박신양) 가족이 사채로 몰락하고 ''금나라''가 노숙자 생활을 하는 충격적인 장면과 함께 사채업자로 다시 탄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3회에는 ''금나라''와 러브라인을 그려가는 ''서주희''(박진희)가 사채로 고초를 겪다 돈 때문에 이혼남과 결혼하는 과정이 담겼다. 여기에 ''금나라'' 아버지의 자살, 사채업자의 손녀 ''이차연''과 ''금나라''와의 이별 등 에피소드 등이 첨가되며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 끌었다.
드라마에서 잘 그려지지 않는 ''사채''라는 소재 역시 흥미를 주는데 주효했다. 대부업이 성행하면서 ''사채''는 일반인들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게 됐지만 그간 이를 드라마 소재로 사용한 적은 없었다. 일부 시청자들에게 ''내 얘기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드라마의 인기가 견인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이 드라마 게시판에 "빚쟁이들이 몰려들어 단칸방으로 쫓겨다니다 아버지마저 쓰러지셨다"며 "어쩌면 이렇게 내 얘기 같은지, 드라마를 보며 정말 한없이 울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간의 드라마들은 재벌 3세 등 부유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돈의 아름다움만을 표현했지, 돈의 무서움이나 돈 앞에서 나약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 속 인물은 그리지 않았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돈''보다는 ''사랑''을 추구하며 동화같은 로맨스를 그려나갔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모습을 생생히 담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줬다.
돈이 없이 남자친구에게 차인 ''서주희''는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며 악착같이 돈벌기에 힘쓰고, ''금나라''는 쓰러진 어머니의 병원비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쓴다. 또 화해를 위해 찾아온 연인에게 ''금나라''는 "돈이 있느냐"고 빈손을 내밀고 사채빚에 허덕이는 ''서주희''에게 "사랑은 있다가도 생기지만 없는 돈은 절대 생기지 않는다"며 돈 많은 이혼남과 결혼을 종용한다. 이같이 돈 앞에서 한없이 비참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 속 이야기를 가감없이 그리면서드라마는 초반부터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흥미를 보탰다. 1~2회에서 보여준 ''금나라'' 박신양의 노숙자 연기와 걸인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 전설의 사채업자 ''독고철'' 역을 맡은 중견배우 신구의 연기도 빛을 발하고 있다. 신구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연기력으로 돈의 본질과 돈에 대한 철학을 풀어나가며 드라마의 맥을 짚어 나가고 있다.
향후 ''쩐의 전쟁''은 ''금나라''가 사채업자로 재탄생하는 과정, ''서주희''와의 애정관계 등을 그리면서 흥미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방송되는 ''쩐의 전쟁'' 4회에서는 ''금나라''가 ''서주희''의 결혼을 저지하고 축의금을 사채 상환금으로 차지하는 과정이 묘사된다. 또 ''독고철''과 함께 봉여사의 집에 방문, 옛 연인 ''이차연''을 만나는 모습도 그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