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5년은 통일로 가느냐 아니면 분단국가 고착화로 가느냐의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5년 동안 (남북간) 획기적 발전 전환의 계기가 되면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손 전 지사는 방북 당시 북한이 ''BDA 문제만 해결만 되면 2.13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약속한 사실을 김 전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남북 양측이 지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대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북핵 실험에 대해 문제삼을 수 있는 법적 당사자는 우리 뿐"이라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말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대미 공조''를 강조하며 "남북관계는 북미관계가 나쁘면 나빠진다. 돌틈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듯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도) 조금씩 열릴 것이다. 독일 통일의 사례에서 보듯 주변국가와의 관계가 좋아져야 통일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리도 주변 4개국과의 관계가 나쁘면 통일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남북철도 연결 시험운행과 관련해 "지금은 개성까지 연결되었지만 나중엔 평양까지 연결될 것"이라며 "나아가 남북철도가 러시아로 연결되면 유럽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되는데 북에 외국자본 들어옴으로써 북에도 좋고,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물류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는 "(김 전 대통령이 만든) 남북이 소통하는 정책이 우여곡절이 있고 진행속도도 더딘 적도 있었지만 이만큼 진전되어 큰 보람을 느끼실 것 같다"고 치하한 뒤 "남북관계가 발전되어 공동번영의 기초가 될 것이고, 그래서 저는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햇볕정책을 지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 면담 뒤 "김 전 대통령과 남북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국가경영의 길, 외교의 중요성, 법과 질서, 국민의 위대한 힘, 한국의 민주주의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으며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애정을 갖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손 전 지사 측이 평양방문 직후 동교동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김 전 대통령의 방독 일정 등으로 연기됐으며 지난 18일 손 전 지사측의 재요청으로 성사됐다.
한편 DJ 연대설을 극구 부인하던 손 전 지사가 이날 동교동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그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손 전 지사의 평양 방문에 대해서도 DJ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손 전 지사는 13일 평양에서 돌아온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측의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할 의향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를 대표하거나 메신저 역할을 하러 간 것이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DJ에 대해서는 "방북 성과를 직접 설명하겠다"며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것이다.
결국 손 전 지사가 햇볕정책을 고리로 본격적으로 DJ와 코드를 맞춰 스스로 ''DJ-손학규 연대설''에 불을 지피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 이날 비공개 회동에 배석했던 손 전 지사측의 이수원 공보실장은 "대화의 초점은 철저히 남북문제에 맞춰졌으며 정치현안에 대해선 어떠한 논의도 오가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