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은 ''X-rated'' 성인물 영화

[이서규의 영어와 맞짱뜨기]

영어
얼마 전 워싱턴에서 근무하던 한 미국정부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냉전시절 소련 여자스파이의 유혹에 넘어가 중요한 정보를 판 한 미국관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친구, 여자에게 눈이 멀었는지 끝까지 조국보다 그녀가 중요하다고 말하더군"이라며 기가 막혀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서는 아주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법인 모양이다.


그 관료는 "She is my only country(이제 내 조국은 그녀)"라며 아주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도 비교급, 최상급의 의미를 good-better-best, bad-worse-worst라고만 알고 있는데 이런 말이 들어가지 않아도 최상급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only''라는 말은 ''유일하다''는 뜻이다. 하나밖에 없으니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만일 누군가가 무엇을 약속했는데 제때 전해주지 못했을 때 우리는 별 희한한 상상을 한다. 혹시 무슨 사고라도 당한 것은 아닌지 몰래 빼돌리기로 한 서류를 훔치던 중 잡힌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꼼짝할 수 없는 상태를 나타낼 때 영어에서 잘 등장하는 표현은 ''he may not be able to use spoon(밥 수저 하나 들 수도 없다)''이라는 말을 쓴다. 먹고 살려면 가장 필요한 수저나 젓가락도 쓸 수 없다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먹고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여우 같은 마누라, 토끼 같은 자식들이 올망졸망 모여 입을 벌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생계를 위협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영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은 ''We have a danger our rice bowels broken(우리 밥그릇이 깨지게 생겼다)''이라고 말한다. 밥을 담을 그릇이 깨지니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는 말이다.

명심하기 바란다. 영어에서 최상급은 학교에서 배운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서문이라도 최상급을 만들 수 있고 그 내용은 아주 노골적이다. 치 미성년자는 볼 수 없도록 한 성인물등급인 ''X-rated''처럼 말이다.

※필자는 영어, 독일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 토박이로, ''교과서를 덮으면 외국어가 춤춘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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