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교도소 출소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새 교도소장이 부임한 이후 징벌 대상 수감자에 대한 교도관들의 계구(수갑 포승 쇠사슬 등) 사용이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가족이나 면회 오는 사람이 없는 속칭 ''개털''(홀몸 재소자)에 대한 집단폭행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부산교도소를 출소한 김철수(가명) 씨는 "교도관들이 신분장(범죄전력과 면회횟수가 기록된 명부)을 보고 ''개털''이다 생각되면 관구실 안쪽 창고에 끌고가 먼저 커튼을 펼친 뒤 창고 안 군용 매트리스 위에 눕혀놓고 매트리스에 땀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집단폭행을 가했다"며 "눈두덩에 멍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장이 파열되거나 어깨가 탈골되는 재소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는 "교도소장의 징벌방 재소자에 대한 점검이 워낙 철저해 하루에도 수차례 순시를 나왔다. 수갑과 쇠사슬에 틈이 있는지 확인하고 느슨한 경우 담당 교도관의 무릎팍을 발로 차며 ''나랏밥 먹기 싫으냐''고 호통을 친 뒤 직접 계구를 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계구를 너무 조여서 징벌방 재소자들의 손목에 핏줄이 터지는 경우가 많아 교도소 내 양재공장(옷 만드는 공장)에서 수갑 안쪽 틈에 끼워 넣을 천을 따로 제작했을 정도"라는 게 출소자들의 증언이다.
사동 복도를 드나들며 청소를 하거나 교도관의 심부름을 하는 속칭 ''소지''였던 하민식(가명) 씨는 "가혹행위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져 일흔을 앞둔 수감자도 흔히 당했다"며 "힘없는 노인을 너무 심하게 다뤄 다른 동료 교도관들조차 혀를 차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 씨는 지난해 9월 교도소장 앞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집단폭행을 당한 전모(68·수감 중) 씨의 사례도 소개했다. 전 씨는 징벌위원회에서 ''그만하시오''라는 교도소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 억울함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전 씨는 쇠사슬로 팔다리를 등 뒤로 묶여 한 달간 제대로 잠도 못자고 식판의 밥을 핥아먹어야 했다는 게 하 씨의 설명이다. 그는 "교도관들이 폭행한 뒤에 팔다리를 등쪽을 향해 쇠사슬로 묶는데 비명을 지르면서 반항하면 안정제를 주사하거나 커피에 타서 먹여 2~3일간 징벌방에 잠을 재우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출소한 장재훈(가명) 씨는 "고소·고발이나 진정을 넣은 재소자 중 개털들은 무조건 끌려가 두들겨맞는다. 젊은 사람도 3분을 견디기 힘든 상태로 사지가 묶여 얻어맞고 한 달간 멍이 삭을 때까지 방치된다. 오기로 1~2주는 버티지만 결국엔 ''무조건 잘못했다. 모두 내 잘못이다''고 빌고 나온다"고 증언했다.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소속 한 변호사는 "집단으로 폭행하고도 모자라 약물을 주사한다는 것은 국가기관에서 제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국가권력이 인권을 유린하다 못해 인간성을 말살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출소자들의 이 같은 증언에 대해 부산교도소 측은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교도관들은 수감자에게 말도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출소자의 말이 ''사실이다, 아니다''라고 밝힐 입장은 아니지만 피해 당사자들이 고소·고발을 통해 법률적으로 구제를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