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CF 한 편으로 유명해진 한 남자 배우가 있다.
박기웅은 몇 년 전 머리와 어깨를 맷돌처럼 돌리며 춤을 추는 모습이 한 핸드폰 CF를 통해 안방 극장을 찾아가면서 일약 유명인이 됐다.
특이한 춤도 춤이지만 이국적인 외모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까지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으며 ''''누구야?''''라는 질문들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이제 ''''맷돌춤 소년''''은 잠시 잊어야 할 듯. 박기웅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로 영화계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우연한 기회, 운명적인 만남으로써의 연기
''''1편이 권상우 선배라는 스타가 주연을 맡아 흥행한 작품인 만큼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오히려 그 면을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다 우연처럼 이어진 연기로의 세계로 뛰어든 박기웅. 그만큼 억지로 뭔가를 해보려는 마음 보다는 마주치는 상황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더 강하다.
''''학창 시절 서울 신촌에 소개팅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탁 됐어요. 그 전에 연기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명함을 건네는 매니저를 사기꾼으로 볼 정도였어요. 그렇게 시작된 일이 여기까지 왔네요.''''
일단 시작한 일. 유명해지고 싶었다는 게 박기웅의 속마음이었다. 하지만 독특한 CF로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자 그 생각은 조금 달라졌다고.
''''신인이니까 당연히 캐스팅 되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스타가 되면 작품 선택의 기회가 많을테니까 얼른 스타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인기를 얻어가는 만큼 일 외적으로 신경 쓸 일이 많아지겠다 싶어지니까 그것도 별 매력이 없던걸요.''''
''''싸움의 기술'''' 등의 작품에서 잠시 모습을 보여 오다 이제 명실상부한 주연 배우로 이름을 올린 박기웅. 배역을 따기 위해 스타가 되고 싶었다는 그의 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연기는 일종의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해요. 관객을 즐겁게 해 드리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실재하지 않는 허구로 관심을 끌어내야 하니까 서비스업 중에서도 어려운 일이겠죠.''''
연기는 힘들지만 즐거운 작업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는 일에 덜컥 주인공을 맡아 버렸다.
''''주연 연기라는 게 즐겁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요. 하지만 그만큼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우선 출연 신이 많으니 육체적으로 힘든 건 당연하고요,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적지 않아요.''''
박기웅이 극중 맡은 역할은 퇴물 복서. ''''퇴물''''로서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부터가 육체적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줬다.
''''몸을 억지로 망가트려야 했어요. 보통은 영화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하지만 전 오히려 만들었던 몸을 부실하게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살이 너무 빠져 영화를 보신 분들은 ''''불쌍해 보인다''''는 말도 하시더군요.''''
그렇게 몸과 마음을 ''''소비''''해 가며 찍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는 박기웅에게 ''''첫 주연''''이라는 의미 외에도 ''''재미있는 작업''''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로 남았다.
''''아직은 연기라는 것이 그저 어려운 것이라는 느낌이에요. 관객의 기대치와는 차이도 크겠죠. 하지만 ''''발전하자'''' 라는 마음으로 편하지만 열심히 했으니 관객들에게도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