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화장실서 모유 짜며 남몰래 눈물

직장맘
최근 육아휴가를 마치고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한 ㅅ씨(30·농협)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직장에서의 불편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도한 업무 등으로 인한 불편이 아닌 이제 겨우 100일밖에 안된 딸을 위해 모유수유를 고집하는 ㅅ씨의 직장내에서의 하루가 고달프기 때문이다. ㅅ씨는 근무중에도 젖이 불면 유축기로 젖을 짤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을 찾아 직장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ㅅ씨는 개인 공간이 확보되는 화장실을 주로 이용하지만 이제 겨우 100일된 딸에게 화장실에서 짠 모유를 먹여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답답해 남몰래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

최근 모유수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ㅅ씨처럼 모유수유를 하는 젊은 직장 여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수유시설을 갖춘 곳이 턱없이 부족해 직장인 엄마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유니세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완전 모유수유율은 1988년 48.1%에 달한 이후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이후 급속히 떨어졌으나 또 다시 모유가 아이의 IQ를 높여준다는 등 모유의 효과가 밝혀지면서 지난 2005년에는 30%대까지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직장이 수유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복지시설이 갖춰진 대기업의 경우에도 수유실을 갖춘 기업은 2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게 모유수유 단체들의 설명이다. 청주 산업단지 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충북지역에 입주한 대기업 청주공장들의 직원들 조차 수유실에 대한 의미나 필요성조차 모르고 있을 정도로 도내 기업들의 직장인 엄마를 위한 수유실 복지혜택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르면 5월부터 출산 등으로 이직한 여성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최장 1년 동안 30만∼60만원의 ''''엄마 채용 장려금''''이 지급된다. 이처럼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생활에 불편을 겪는 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엄마 채용 회사에 정부차원의 혜택까지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자체적으로도 모유수유를 고집하는 직장인 엄마들을 위해 복지혜택 1순위로 수유실 마련이 뒷받침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ㅅ씨는 ''''화장실은 비위생적이고 여직원휴게실은 워낙 보는 눈이 많아 부담스러워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맞벌이 부부가 거의 대부분이고 직장내 여직원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직장내 수유실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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