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AP통신이 단독입수해 공개한 일기장엔 석유재벌 하워드 마셜과의 사랑과 체중 고민 등 그의 일상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본명이 비키 린 스미스인 애너 니콜 스미스는 첫번째 일기장 표지에 "비키 스미스의 일기장입니다. 읽지 말 것!"
스미스는 또 1992년 6월23일엔 "(게스의 최고경영자)폴 마르치아노에게서 샌안토니오에 가서 광고 촬영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너무 흥분돼 믿을 수가 없다"며 세계적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를 대신해 게스의 광고모델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틀 뒤 스미스는 명품을 취급하는 니만 마르쿠스 백화점에 가서 3000달러어치의 옷을 사들인 일을 일기에 기록했다. 그는 "옷들이 멋져서 정말 행복하다. 이 옷들이 마르치아노를 감동시켜야 할 텐데…"라고 덧붙였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일기엔 1994년 결혼한 63세 연상의 하워드 마셜에 대한 내용도 곳곳에 들어 있었다. 1992년 8월 일기엔 "하워"드가 보석을 사 줬지만 하루에도 15번에서 20번씩 전화를 해서 미칠 것 같다. 하워드를 사랑하지만 그는 가끔 나를 화나게 한다고 적었다.
두번째 일기장에서도 스미스는 "하워드는 너무 약해서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 것 같다. 만약 하나님이 그를 데려 가신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를 정말 사랑하고, 그가 아플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를 안아주면서 내가 얼마나 마음을 쓰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스미스의 일기장은 익명의 독일 사업가가 최근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서 스미스의 다른 물품들과 함께 50만달러(약 4억7000만원)를 지불하고 사들인 뒤, 출판권을 획득하고 미국 댈러스의 헤리티지 경매 갤러리에 다시 내놨던 것이다.
플레이보이 모델로 활동하던 스미스는 26세였던 1994년 텍사스 석유재벌 하워드 마셜과 결혼해 화제를 뿌렸으며, 1995년 마셜이 사망해 남긴 5억달러(약 4700억원)에 이르는 유산을 놓고 유가족과 분쟁을 벌여오다 지난달 8일 39세의 나이로 플로리다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엔 그의 사망원인이 약물과다 복용에 따른 돌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