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한 자도 못 바꿔''''vs''''뿌리째 뽑아야''''

국보법 개폐 논란 가열, 엇갈리는 시민들의 목소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국가보안법 개폐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을 낳고 있습니다. 국가 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보안법, 한 자도 고칠 것이 없다''''

▶먼저,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자유시민연대 조남현 대변인>>을 연결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십니까?

◑조남현 대변인>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했고, 대법원의 판결 및 국보법 논쟁에 대해서 반박하는 성격을 띠고 있거든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책무를 망각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자유시민연대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까?

◑조남현 대변인>자유시민연대의 기본 입장은 한 자도 고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의 제 1조 목적 부분에서 2항을 보면, 이 법을 해석 적용함에 있어서 제 1항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 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못을 박고 있어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는 각 조항들에 대해서도 적용에 있어서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말이죠. 따라서 국가의 안전이나 민주적 기본 질서를 흔드는 일이 아니고서는 국민의 인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무엇인지 의문입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작가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 이라는 소설이 있죠. 이 책은 밀리언셀러인데요. 이것이 이적 표현물이라고 해서 현재 국가보안법 혐의로 계류 돼 있거든요. 이런 것이 우리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심각하게 위해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조남현 대변인>8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조정래 선생의 소설 태백산맥이 한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민간단체들이 조정래씨를 고소하면서 시작된 것이지, 정식적으로 국정원이랄지 검찰이 먼저 조정래 선생을 기소한 것이 아니란 말이죠.

이미 오래 전에 고소 고발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것이 계류 중이라는 것은 지금의 국보법 논쟁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는 겁니다.

''''56년 써먹은 악법 더 이상 안 통해, 뿌리째 뽑아야''''

▶ 이번에는 국가보안법의 피해자 측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임기란 전 상임의장>>을 연결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오늘도 국가 보안법과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임기란 전 의장>우리는 이 단체를 만들고 나서 19년 동안 국가 보안법 철폐를 주장해왔거든요. 그래서 마음으로는 우리의 열망을 반 이상 이룬 것 같아 오늘 마음이 밝았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민가협 어머니들의 목요집회는 요즘도 하시나요?

◑임기란 전 의장>네. 11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8월 하순부터 9월 초까지 국보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을 가진 열린우리당 양승조, 안영근, 김부겸 의원 등을 찾아가서 우리의 간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그 일그러진 사고방식을 깨우쳐 주느라 다리가 몹시 아픕니다. 바쁘구요.

◎ 사회/정범구 박사>아드님이 두 번 국가보안법으로 옥살이를 했죠?

◑임기란 전 의장>83학번이니까 전두환 정권이 기승을 부릴 때 구요. 그때는 양심수라 할 수 있는 학생운동권이라든지 민주인사, 노동자들이 1,700여명에 육박하고 있었고, 구치소가 만원이 돼서 의정부, 안양 교도소까지 넘쳤었고, 임시 수용을 할 지경이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아드님이 국가 보안법으로 옥살이를 하게 되면서 평범하게 지내시다가 거리에 나오시게 된 것인데요. 지금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분들은 이것을 없애면 이북이 아직도 남침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정일 만세를 부르고 인공기를 흔들어도 처벌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기란 전 의장>6.15 공동 선언 이후 길도 뚫리고 저도 평양도 갔다 오고, 금강산도 갔다 오고 이런 마당에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생각을, 더구나 국회의원들까지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몹시 서글펐어요.

56년이나 써먹던 과거의 그 악법을 더 이상 정권유지라든지 체제 유지에 써먹는 방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과거 청산의 의미에서라도 이 법은 완전히 뿌리째 뽑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청취자 의견

• 부산, 익명/ ''''우리는 아직 전시상태, 나라가 있어야 자유도 있다''''

보안법은 지금 없애면 안돼요. 우리나라는 지금 전시상태나 마찬가집니다. 지금 민주화 찾고 뭐 찾고 하는데 나라가 잘 돼야 민주화도 있고, 자유도 있죠! 지금 하는 것 보면 나라가 잘되는 것 같지 않아요. 아직 보안법은 있어야 합니다.

•• 부산, 김○○/''''강도 손에 칼이 가면 그게 흉깁니다!''''

국가보안법은 폐지되는 것이 당연하구요. 강도 손에 칼이 가면 그게 흉깁니다. 그리고 요리사 손에 가면 문명의 이기구요. 국가보안법이 지금 엄격하고, 명백하게 집행하라고 해놨다는데, 그것은 그 사람들의 작위적인 편리에 의한 해석이구요.

제가 볼 때는 지금 집권한 민주적인 사람들이 법을 그렇게 쓰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또 국가 보안법을 찬성하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조정래 같은 사람도 잡아가고, 그러면 나 같은 사람도 잡아갈 수 있는 거에요. 그게 합법적인 겁니다.

사람 잡아가면 구타하지 마라, 고문하지 마라, 인권유린하지 말라고 법에 분명히 그렇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 자행되고 있잖아요. 어떤 사람이 어떤 법을 가지고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아예 그런 법은 싹을 잘라 버려야 된다 이거에요. 오남용을 못하게끔!

••• 서울, 박○○/''''요즘 젊은 사람들은 공산주의를 몰라요''''

저는 6.25 때 군대 갔다 온 사람 입장이고, 당시 6.25가 끝나고 나서 남과 북이 극한적인 대립 상황에서 국가 보안법은 필요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개정 여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그것은 국민 여론과 국회의 입장으로 해야지, 대통령 말 한마디로 사회가 이렇게 어지럽고 이렇게 왔다갔다 양분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지금도 북한이 완전히 남한을 자기 영토로 보고 있고, 곤란하니까 쌀이고 비료고 받고 있지 실제로는 아직까지도 적화 통일의 야욕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은 공산주의를 몰라요. 저는 76세 되는 입장에서 공산주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통령 한 마디로 그렇게 되면, 헌법재판소, 입법부의 존재가 왜 필요합니까. 아무리 대통령이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삼권 분립의 입장에 서서 각자 분야를 달리해서 의견을 존중하고 법에 따라서 해야지 대통령 한마디로 헌법재판소도 흔들, 입법부도 흔들, 이런 사회가 있을 수 있나요?

•••• 광주, 정○○/''''''''부킹위원장 김정일'''' 국보법 고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저는 폐지하자는 입장인데요. 아까 운전하면서 1부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님 하시는 말 중에 어이가 없어서 전화를 드렸는데, 뭐,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광화문에 사람들이 나와서 인공기를 흔든다는데 그게 말이 되요? 우리 사회가 그런 것을 용납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만약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지나가는 시민들이 아마 손가락질 할 겁니다.

또 한 가지는 3주 전에 TV에서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다룬 프로가 있었거든요.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반 시민들이 무슨 피해를 보냐고 그러는데 거기서 나온 한 가지 예를 들면, 2000년에 대구에서 6.15정상 회담을 할 때 나이트 웨이터가 그것을 보고 손님을 끌기 위해서 ''''부킹위원장 김정일''''이라는 명함을 파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며칠 있다가 경찰한테 연행돼서 구속까지 됐다고 하거든요. 그런 것 보면 진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법이라고 생각됩니다.

••••• 부산, 익명/''''6.25 참전용사, 국가보안법에 의해 위해를 받은 일 없다''''

저는 6.25 참전했던 사람인데요. 이 국가 보안법은 그대로 유지돼야 합니다. 왜냐. 아웅산이라든가 비행기 폭발 사건이라든가 이런 것을 지금 젊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어요. 그리고 북한에서 대남 적화 통일이라는 강령을 안 없애고 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그런 것을 모르고 있어요.

며칠 전에 어느 대학교에서 무슨 총회를 열었는데 김정일 사진 갖다 놓고 위대한 장군이라고 하고. 이렇게 해도 국가에서 아무런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은데 이게 참 큰 문제입니다.

점차적으로 남북관계가 잘 돼 가면 그 때 가서 자동적으로 폐지가 되어야지, 지금 당장 인권 침해니 뭐니 하는데, 나는 6.25도 참전했지만, 국가보안법에 의해서 아무런 위해를 받은 일이 없어요.

왜냐. 박정희 대통령이 지금 중화학 공업 육성해서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서 우리가 이만큼 잘 사는 것 아닙니까? 지금 유신보다 잘하는 정권이 어디있어요? 열린우리당이 지금 뭘 하고 있습니까?

•••••• 서울, 김○○/''''국보법, 대한민국 미래의 걸림돌''''

저는 사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소위 국가보안법이라는 것 자체가 허술하고 찬양고무죄 같은 조항만 봐도 범위가 엄청 넓어서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거든요.

그리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법리 판단한 것에 대해서 대통령이 시비건다는 말이 나오는데, 실질적으로 그것은 입법부에 대해서 대법원이 참견을 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대법원이 자신의 본분을 어기고 권리를 확대해석했다고 볼 수 있구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국가 보안법이 지금까지 쓰인 것을 보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고, 현재 남북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여러 대기업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 자체도 솔직히 보안법에 걸리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을 집어넣을 수도 있도록 돼 있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현실적으로 사문화된 법을 갖다가 자꾸 살려놔서 과거에 있었던 행적을 반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 김○○/''''요즘에 국보법으로 피해받는 사람이 누가 있나?''''

국가 보안법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현재 북한과의 관계가 얼마나 나쁩니까. 미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는 것을 다 알지 않습니까. 또 북한은 우리가 줄 때는 좋다고 했다가 조금만 변동이 있으면 또 반대하고 그런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그 법이 요즘에 존재한다고 해서 피해 받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요즘같이 밝은 세상에 그 법으로 인해서 인권이 찬탈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더구나 대통령까지 그렇게 한다는 것은 너무 가볍고 그렇습니다.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 서울, 천○○/''''법은 사회의 변화상을 반영해야''''

저는 국가 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이라는 것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수정되고 사회의 변화상에 맞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국가보안법은 현재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너무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산, 김○○/''''국보법 폐지론자들, 얼마나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지 묻고 싶다''''

저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예를 들어서 이북에서 총을 들고 내려왔을 때 그 사람들이 총을 거꾸로 들고 갈 사람인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고무찬양죄 그것마저도 없어진다고 할 것 같으면 대학생들이 데모를 했을 때 인공기 들고 나오면 누가 다스리겠습니까? 지금 국가보안법을 폐기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인지 묻고 싶습니다.

••••••••• 일산, 오○○/''''가해자가 애국자인양''''

저는 절대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6.25에 참전했던 분이라든가 6.25를 겪은 연세가 지긋한 분들의 말씀도 일리가 있는데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공산당이 싫어서 북에서 넘어온 사람이고, 남쪽에 와서 공산당 반대하는 운동에 누구 못지 않았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과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분들은 폐지할 것 같으면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들고 떠드는 것을 어떻게 하냐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만약 생긴다면, 그것은 지금 3.1절 같은 국경일에 시청 앞에서 성조기를 들고 떠들어대는 그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안하면 인공기 들고 나올 사람이 없어요.

성조기 들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은 왜정 때 일본 만이 우리를 살리는 사람들이라고 떠들어 대던 그 친일파들이에요. 그 친일파 들이 또 해방되니까 성조기 들고 야단치죠. 또 공산당이 세지면 또 공산당의 앞잡이 될 사람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이 인공기 들지 않으면 인공기 들고 나올 사람이 없어요.

지금 어떤 젊은 사람이 공산당을 좋아합니까. 이 사람들은진달래 꽃이 이쁘다는 말 하나 갖고도 사람들을 때리고 고통을 준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처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가해자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 애국자인양 떠들어 대는 거예요.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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