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내 공모 1호로 점포개발부에 배속된 신한은행 우준식 차장은 업무의 고충을 이렇게 말한다.
시행사나 분양사, 건물주의 환심을 사야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사, 마케팅, IT 등 행내의 복잡한 이해관계까지 조율해야 한다. 하나의 ''종합예술''이라는 것이다.
다른 은행과의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다. 최근 몇 년간은 6조원대의 토지보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각 은행들은 평년보다 2~3배 많은 점포를 신설하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건물주의 바짓가랑이 붙드는 일은 예사고 경쟁자에 대한 연막전술 등 적절한 수완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베테랑 직원들은 자기만의 영업비결이 있기 마련.
신한은행 남택수 부부장은 "동네 아줌마들의 화장만 봐도 답이 나온다"고 살짝 공개했다. 부자동네일수록 화장이 옅은데 그 이유는 비싼 화장품이 원래 그렇다는 것.
머리 스타일을 봐도 부촌에는 윤기나는 생머리 비율이 높다. 아무래도 머리 관리에 시간적, 금전적 여유를 부릴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같은 부촌이라도, 고갯길과 평지가 만나 물(돈)을 흘리듯 하는 곳이나 좌회전 방향은 가급적 피한다고 한다. 풍수적 관점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심사숙고 끝에 내린 판단도 의외의 결과가 나올 때는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남 부부장은 몇년전 타워팰리스 입점에 실패한 경험을 두고두고 얘기한다.
"도저히 놓칠 수 없는 점포 터여서 분양사인 중견그룹 회장실까지 무턱대고 찾아갔지만 결과는 참담했죠. 하지만 1년뒤에 그 옆의 더 좋은 자리로 들어갈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이런 게 새옹지마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