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감독은 자신을 향해 기립한 객석의 모든 영화인들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10번도 넘게 전했다.
시상식전 레드카펫에서 "이 자리에 오른것 만으로도 좋다는 그 말이 정말로 내 진심"이라고 강조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결국 6번의 도전 끝에 ''비운의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벗게 됐다.
스콜세지 감독은 25일(현지시각) 미국 LA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홍콩영화 ''무간도''의 리메이크작인 ''디파티드''로 영예의 감독상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무려 6번의 고배 끝에 손에 쥐게 된 생애 첫 아카데미 트로피였다.
무대에 오른 스콜세지 감독은 시상자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그의 친구들에게 "봉투에 정말 내 이름이 적힌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며 감동의 수상소감의 운을 뗐다.
스콜세지 감독은 "정말 감개무량하다. 특히 37년 전부터 제 곁에 있어 준 친구들이 시상해 줘 더 영광스럽다"라고 소감을 이어나갔다.
스콜세지 감독은 이어 "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 그리고 이 작품의 원작인 홍콩의 ''무간도''의 제작진 여러분께도 영광을 돌린다"라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특히 "잭 니콜슨, 당신이 보여준 용기와 열정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윌버그, 여러분처럼 젊은 배우들과 앞으로 10년 15년 계속 함께하고 싶다"라며 배우들을 향한 신뢰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택시 드라이버'', ''카지노'', ''갱스 오브 뉴욕'', ''애비에이터'' 등 수많은 명작을 쏟아낸 스콜세지는 ''명장''이라는 수식어에도 불구, 지금껏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는 감독으로 여겨져왔다.
그것도 모자라 지난 200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밀리언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게 감독상과 작품상을 모두 양보하면서 ''비운의 감독''으로까지 불려지게 됐다.
그러나 스콜세지 감독은 이날 ''디파티드''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고영예인 작품상까지 수상, 생애 최고의 밤을 맞았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에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바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더 퀸''의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이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