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시장의 비서였던 김유찬씨는 자신이 받은 돈은 위증의 대가였고 96년 당시 종로 지구당은 이명박 전 시장의 지시없이는 단돈 몇 십 만원도 지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유찬씨는 22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 명지대 신 율 교수, FM 98.1, PM 7:05-9:00)에 출연해, ''''(96년 당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시 없이는 단돈 몇 십 만원도 지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10개월 동안 사무국의 비용을 지출하고 나중에 (이명박 전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건 (종로 지구당) 권영옥 국장의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권영옥 국장이) 진실의 편에 서자니 특수한 가족관계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서 결국 하루만에 자신의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찬씨는 또 권영옥씨가 최근까지도 <이명박 리포트> 발간에 도움을 줬다며 ''''책자 발간을 위해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기도 했다. 제목을 <허구와 신화>라고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김유찬씨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묻는 질문에는 ''''정치를 하기 위한 사전행위라고 선입견을 가지지 않길 바란다''''며 ''''<이명박 리포트>를 발간하고 한나라당 공천으로 총선으로 나가겠다''''는 얘기를 했다는 권영옥씨의 말과 관련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김유찬 (서울 IBC 대표, 이명박 전 비서관)
- 오늘 권영옥씨가 CBS ''이슈와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김유찬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선 "김유찬 씨에게 150만원씩 돈을 준 건 위증교사의 대가가 아니었다. 그리고 위증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고 하는데?
권영옥 국장은 이명박 전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에 보좌관과 사무국장을 영임한 분으로, 오늘날의 이명박 전 시장을 만든 일등공신이자 명참모다. 그간 이명박 전 시장에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당시 이명박 시장과도 많이 부딪혔었다. 사건 이후 내가 10여차례 만나서 재판 진행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최근 이명박 리포트 책 출간 계획을 밝히기 위해 몇 차례 만났는데, 자신이 이명박 전 시장과의 특수관계임을 감안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 이때 권 국장과 조직부장이 늘 동석했다. 본인을 포함해서 세 사람은 당시의 재판 진행 과정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오늘 CBS와의 인터뷰에서의 발언은 현재의 어려운 입장, 다시 말해 진실의 편에 서자니 특수한 가족관계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결국 하루만에 자신의 입장을 바꾼 것으로 이해된다. 왜냐면 권영옥 국장의 여동생이 이명박 전 시장 처남의 부인이다. 다시 말해 사돈지간이다.
- 권영옥 씨의 주장이 거짓이다?
그렇다.
- 거짓을 뒤집을 수 있는 위증의 대가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있나?
이명박 전 시장은 돈에 인색하고, 아주 정확한 분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돈을 주기적으로 나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이명박 전 시장 측에서 볼 땐 나같이 왠수 같은 사람에게 목적 없이 주기적으로 돈을 건냈다는 것이 뭔가 이상하지 않나.
- 권영옥 씨는 "자신이 지구당비에서 쓸 수 있는 잡비 중에 150만원을 줬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명박 전 시장은 주변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돈 문제에 있어서는 극도로 예민하고, 짰다. 매일매일 지출 상황을 체크하고 결제했고, 따라서 10개월 동안 사무국의 비용을 순지출하고 나중에 보고했다는 건 권영옥 국장의 소설이다. 이명박 전 시장의 지시 없이는 단돈 몇 십 만원도 지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이명박 전 시장이 다 알고 지출했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위증의 대가였다?
그렇다.
- 김유찬 씨가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넘긴 테이프는 권영옥 씨와의 대화 테이프인가?
그렇다. 권 국장과 조직부장과의 대화 테이프다.
- 권영옥 씨는 "그 테이프에서 압력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지만 문맥상으로는 전혀 이명박 전 시장에 압력을 받았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그리고 본인은 녹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는데?
권영옥 국장께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 돈이 현금으로 다 오고갔고, 아무런 물증이 남아있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입증하는 것은 내 책임이고, 나는 현재 굉장히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나에게 권영옥 국장은 큰 형님 같이 관계돼있는 좋은 분이다. 그분과 대화하는 과정을 사전에 허락받지 않고 녹음한 나의 심정을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 그렇다면 권영옥 씨가 어떻게 얘기했나?
권영옥 국장과 책자 출간 건 때문에 몇 차례 회합을 갖고 대화를 나눴었는데, 권영옥 국장을 오랜만에 찾아뵈니까 반백의 머리에 아주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내가 보기에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그동안 나와 몇 번의 자리를 통해 격정적인 자신의 현재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서운함에 대한 토로였다. 그 자리에서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여러 가지 서운함을 토로하면서도 자기와 함께 했던 많은 동료들과 현재 어려운 참모들에 대한 걱정을 하기도 하는 덕이 많은 분이었다. 권영옥 국장의 그런 자세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
- 그렇다면 "압력을 받았다"는 건 어떤 문맥에서 나온 말인가?
권영옥 국장이 압력을 받았다는 것은 사적인 몇 차례의 만남에서도 여러 번 말씀하셨다.
- 누구에게 압력을 받았다는 것인가?
그것은 불문가지 아니겠나. 사태가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이명박 전 시장 측에서 여러 차례의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과 권영옥 국장은 사돈지간이다. 이명박 전 시장께서 권영옥 국장에게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동생을 통해 수 차례에 걸쳐 더 이상 이 사태에 개입하지 말 것을 호소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 김유찬 씨가 이명박 리포트라는 책을 가지고 권영옥 씨를 찾아가서 여러 가지 빈 곳을 메워달라고 했다는데?
최근 몇 차례 근황을 여쭙기 위해 권영옥 국장을 만났고, 특히 나는 큰 형님처럼 존경하고 따랐다. 이번 이명박 전 시장 사건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 후에 당시 캠프 내에 있었던 모든 참모들이 다 해고됐고, 해고된 후에 퇴직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법정 퇴직금만을 주자는 이명박 전 시장과 당시 다른 참모들을 대신해 권영옥 국장이 투쟁까지 하셨던 일화를 말씀하셨다. 나는 권영옥 국장과의 면담에서 내 자신의 짧은 경험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긴 이명박 전 시장과의 경험이 있으신 그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구했고, 가필을 요구했다. 그때 권영옥 국장은 출간의 취지를 십분 이해하셔서 이에 응하셨고, 책자 발간을 위해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기도 했다.
- 권영옥 씨가 이명박 리포트에 직접 가필을 했다?
그렇다. 가필해서 나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항도 내가 가지고 있다.
- 가필해준 내용은 어떤 내용인가?
이명박 리포트가 정치성이 강한 내용이기 때문에 제목을 ''허구와 신화''라고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 좀 문학적인 표현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여러 가지 조언도 해주셨다. 그리고 특히 책 내용 중에 권영옥 국장 자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명박 전 시장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 같았다.
- 예를 들면?
내가 찾아가서 당신에게 여러 가지 현황을 묻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상당히 장문의 표현을 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권영옥 국장은 이명박 전 시장을 의식하는 눈치였다.
- 재산 부분도 권영옥 씨가 함께 생각했던 부분인가?
이명박 전 시장과의 관계에 있어서 나는 불과 1여년 정도의 관계를 가졌지만 권영옥 국장은 특수한 가족관계였고, 현대에 계실 때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이명박 전 시장과 교분과 친분을 가지고 일을 하셨던 분이다.
- 간접적으로 재산에 관련된 부분도 얘기를 들었다?
그렇다. 소상하게 알고 계신 분 중 한 분이다.
- 지금 쓴 책에 에리카 김과 그 동생에 관한 얘기도 나와있나?
나는 책자를 사설탐정이나 삼류소설과 같은 차원에서 쓴 게 아니다. 금번 사건이 정가를 뒤흔드는 굉장히 큰 여파를 갖는 사건이기 때문에 사출을 기록하는 사관의 입장에서 썼다.
- 책의 소제목 중 ''17년간 모셨던 운전수를 전세금 때문에 짤랐다''는 부분에 대해 권영옥 씨는 "이명박 전 시장이 정치를 한 게 몇 년인데 17년간 운전한 사람이 어딨냐?"고 하는데?
그것은 오기다. 완전히 교정 상태이지 않았는데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께서 목차만이라도 공개해달라고 해서 초고 상태에 있는 것이 카피돼서 나갔다. 약 7년 정도라고 권영옥 국장이 정정을 해준 사항이 있다. 약 7~8년간 모셨다고 들었다.
- 이 책은 김유찬 씨의 정치적 입지와 상관이 있나?
나는 사건 이후 10년간 자숙하고, 상암동 랜드마크 137층 사업에 전념했다. 책자는 정치를 하기 위한 입문 과정이 아니라 단지 역사적 사실을 실체적으로 기록한다는 차원에서 썼다. 정치를 하기 위한 사전행위라고 선입견을 가지지 않길 바란다.
- 권영옥 씨는 김유찬 씨가 "한나라당 대권 경쟁후보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 이명박 전 시장인데, 상대적으로 이명박 전 시장을 공개하면 어부지리로 득 보는 측도 있을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 현상적으로 그런 어부지리를 얻는 측이 있을 순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문제를 제기하는 건 특정세력에 이익이 되게 하거나 불이익이 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뜻이 있다.
- "어부지리로 득을 보는 측이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렇다.
-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했다는 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 진짜 총선에 뜻이 없나?
정치는 국민이 뽑아주고 선택해줘야 하는 거지,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
- 이런 유사한 책이 10년 전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사건이 우리 사회에 워낙 큰 파장을 일으켰고, 나는 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96년에 일부 원고가 완성됐다. 그 이후 사무실이 이전하는 과정에서 디스켓이 유출됐고, 그것이 최근에 카피돼서 2002년 버전 운운하는 것이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정인봉 변호사를 만나본 적이 있나?
자꾸 정인봉 변호사와 커넥션에 대해 의혹을 받고 있는데, 내가 금번 사태에서 이렇게 위치를 하게 된 것은 전혀 얘기치 않은 사건이다. 정인봉 변호사와는 96년 당시 내가 국회담당비서관 및 유세 때 팀장을 맡으면서 거리에서 한두 차례 뵌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없었던 분이다. 다만 서울대 대선배이시고, 어떻게 전화번호를 아셨는지 10년만에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식사라도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며칠 후에 우리 사무실에 모시게 됐다. 그런데 앉자마자 95년 당시 사건에 대해 몇 가지 질의를 하시길래 나는 당시 정인봉 변호사가 어떤 목적으로 오셨는지 의문을 많이 가졌었다. 식사만 대접하고 가신 것이 전부다.
- 위증을 한 이유가 돈 때문이었다?
위증의 동기에 대해서는 당시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참모들이 있다. 그중에서 당시 나를 해외로 도피시킨 두 분의 비서관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법정에서 어제의 동지들이 수의를 입은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편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