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의 ''미녀는 괴로워'' **만 넘었다'', ''김아중 흥행 돌풍의 주역'' 등등 김아중에 방점이 찍힌 영화 관련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이 됐지만 여느 상대배우처럼 조바심내는 법이 없었다. 이럴 경우 배우들은 더 기를 쓰고 자신의 공이라 여론몰이를 돌릴법도 한데 주진모는 ''그저 그런가 보다''라며 심드렁하다.
"아중이가 잘 했잖아요. 첫 영화인데..."그가 밝힌 첫 소감의 일성은 그렇게 시작됐다.
연기의 갈증이 아직 1/10도 해결안됐다
주진모 역시도 이렇게 영화가 흥행이 잘될 줄은 몰랐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그런데요. 확실히 한가지는 느껴지네요. 솔직히 예전에는 다른 배우들하고 함께 인터뷰하면 카메라 포커스가 저를 살짝 스쳐갔는데 이제는 포커스가 저를 중심으로 잡더라구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저도 느끼겠고 여러분들도 느끼실 거에요. 그러면서 ''아 지금의 이 중심으로 온 카메라 렌즈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배우가 되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전도연과 함께 한 20대 초반 열혈남아 시절의 문제작 ''해피엔드''의 집착 강한 연하남에서 그는 이제 상대를 리드할 줄 아는 배우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 영화가 잘되고 제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감사할 일이죠. 그런데 더 기분좋은 일은 영화의 성공과 더불어 제게 더 좋은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올수 있고 실제로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 기뻐요. 전 솔직히 아직도 제가 목표하는 연기의 1/10도 안 채워져있다고 생각해요. 할게 더 많거든요. " 그의 1/10 아쉬움은 축구 명감독 히딩크가 말했던 ''난 아직도 배고프다''는 말과 일맥 상통하게 들린다.
김용화 감독, "진모야 날 믿고 따라와줘라"
주진모는 "김 감독님은 같은 캐릭터라해도 아주 세세한 디테일 연기를 뽑아내세요. 그건 제가 이제껏 할수 있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하게 해준 것이었죠. 배우에게 그건 굉장한 자극이고 쾌감이죠"라며 김용화 감독을 추켜세웠다.
주진모가 생각하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비결은 뭘까?
"우리 영화의 장점은 바로 관객들에게 실제같은 공감대를 만들어 주었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가 그냥 평면적인 게 아니라 실제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그런 일체감이 좋았다는 거죠. 그건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아 이건 정말 실제 같다''고 느끼는 대목들이 있어요. 김 감독의 시나리오는 그런 장면과 부분이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거죠. 그런 부분을 배우들이 느끼는데 관객들도 당연히 공감하는 거죠."
난 아직도 공격적으로 연기하고 싶어
그는 이어 연기 거품에 대해 언급했다. "제 지금의 부풀려진 모습이 거품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거품이 걷어지고 나서 그 때 정말 남는게 없으면 어떻게 할까요. 진짜 제모습이 제대로 남아있으려면 제가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죠."
그는 안주하기 싫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제가 해온 연기들이 모두 제가 하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에요. ''미녀는 괴로워''가 잘됐다고 비슷한 캐릭터의 시나리오가 또 들어오는데 제가 바라는 건 그런게 아니라 절 또다시 시험에 들게 해줄 캐릭터란 거죠."
이날의 인터뷰는 악역이나 철저히 망가진 역이라고 해도 그는 틀을 깨는 연기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공격적 연기도전 선포의 자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