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니콜 스미스 기구한 운명에 할리우드 술렁

16살에 낳은 아들이 작년 9월 갑자기 사망한 이후 자신도 8일 캘리포니아 호텔서 돌연사


풍만한 가슴에 금발머리, ''플레이보이'' 표지모델, 63살 연상 억만장자 석유재벌의 미망인, 딸 태어난 뒤 아들 돌연사한 기구한 운명….

8일(현지시각) 미국 하드록 호텔에서 돌연사한 모델 출신 배우 안나 니콜 스미스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지금 할리우드는 안나 니콜 스미스의 급작스런 사망 소식으로 술렁이고 있다.

할리우드 호사가들에게 가장 많은 기사거리를 제공해 오던 그녀는 결국 극적인 삶을 살다 극적으로 세상을 떠났다.




외신들은 8일 스미스가 미국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 있는 세미놀 하드록 호텔 객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뒤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그리고 한 때 ''멍청한 금발머리의 전형'',''돈 때문에 죽음이 임박한 노인과 결혼안 속물''이라며 맹공을 퍼붓던 이들도, 최근 그녀에게 벌어진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들을 기억하며 앞다투어 그녀의 ''비극적인 삶''을 재조명하기에 바쁜 분위기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역시 "스미스는 사람들이 말하는 ''화이트 트래쉬(백인 쓰레기)''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바라는 것을 이뤄낸 ''서바이버(생존자)'' 이기도 하다라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패스트푸드점 종업원, 시골마을 스트립 걸로 생활을 이어가다 할리우드 톱스타 반열에 오르는 것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쉬운 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텍사스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스미스는 16살에 나이에 첫 아들을 나아 혼자 키워왔다. 패스트푸드점 종업원과 스트립댄서로일하며 키운 아들이 지난해 9월 돌연 사망한 아들 대니얼 스키스다.(대니얼 스키스는 지난해 9월 갓 태어난 동생을 보러 병원에 들렀다 돌연 사망했다)

스미스는 1992년 미국의 성인잡지 ''플레이 보이''의 표지모델로 발탁되면서 할리우드의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이후 의류브랜드 ''게스''의 모델로 발탁된 그는 ''허더서커 대리인''과 ''총알 탄 사나이 3''등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리고 섹시스타로 자리매김해 가던 1994년, 당시 89세였던 텍사스 석유재벌 존 하워드 마셜 2세와 결혼을 발표, 화제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는게 꿈같다"며 행복해하던 하워드 마셜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곧 세상을 떠났고 이내 수천억원의 유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스미스가 사람들의 시기와 비난 속에 ''억만장자의 미망인''이라는 타이틀을 쓰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지만 실제로 스미스에 손에는 한 푼도 쥐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한 때 100킬로그램이 넘는 체중때문에 ''몰락한 섹시스타''라는 오명을 쓴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리얼리티 쇼와 함께 예전의 모습으로 재기, 또 다시 화제를 몰고 왔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아기 아빠를 밝히지 않은 채 딸 대니 린을 출산해 또 한번 지면을 장식했다. 그리고 그러기가 무섭게 동생을 보러 병원에 들른 그녀의 큰아들이 돌연 사망하면서 스미스는 ''비극적인 스토리''의 여주인공이 됐다.

현지언론은 당시 20살이던 대니얼 스키스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라고 전했고 스미스는 극도의 충격에 빠져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8일 스미스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결국 지난해 스미스가 낳은 딸 대니얼린은 자신의 친아빠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한채 엄마를 떠나보낸 셈이 됐다.

생전 스미스는 자신의 변호사이자 리얼리티 쇼에 함께 출연한 하워드 K. 스턴이 딸의 생부라고 밝혔지만 이후 래리 버크헤드라는 사진가가 자신이 대니얼린의 생부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결국 법원은 불과 몇 주 전 대니얼린이 친부 확인을 위해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며 스미스에게 DNA 검사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현지 경찰은 스미스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려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은 현재 스미스가 묵었던 호텔방을 폐쇄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9일 부검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과다와 심장마비에 의한 돌연사일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지만 사망 직전까지 잇달아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들이 그녀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 우위에 있다.

"스미스가 자신보다 65살이나 많은 석유재벌과 결혼한 이유가 정말 ''돈'' 때문이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혼인서약을 한 뒤 당시 89살이던 존 하워드 마샬의 뺨에 키스를 했고 그리스에서 하던 모델일도 즉시 그만뒀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이뤄냈다. 그리고 결혼생활이 지속되던 13개월 동안 하워드 마샬은 ''완벽하게'' 행복해 보였다. 그녀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얼마나 도망치고 싶었을지, 얼마나 간절히 명예를 꿈꿨을지, 그리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비키 린 호간''이란 이름을 얼마나 떨치고 싶어했을지 모두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바람들을 이뤄냈다. 그녀의 화려한 인생이 쓰레기같은 인생이었던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법원이 스미스의 편을 들어 4억7천5백만 달러에 달하는 유산을 상속받게 해 줬더라면, 이제 홀로 남겨지게 된 스미스의 딸은 엄청난 부를 지닌 생후 5개월의 아이, 그리고, 아주 ''가여운'' 아이가 됐을 것이다"<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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