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풋볼(NFL) 스타 하인스 워드(피츠버그)와 너무나 비슷하다.
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 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신인 공격수 강수일(20)은 흑인 병사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어머니 강순남씨(60)는 마흔에 아들을 낳아 혼자 길렀다. 강수일은 어렸을 때 사진으로 아버지 얼굴을 본 적이 있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지난해 4월 워드가 당당히 금의환향해 ''하인스 워드와 함께 하는 혼혈아동 희망 나누기'' 행사에 참석했을 때 한 혼혈 축구선수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도 성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 질문을 한 선수가 바로 강수일이었다.
강수일은 어렸을 때 싸움꾼이었다. 친구들이 놀리는 것이 싫었고, 쳐다보는 눈빛이 싫었다.
축구를 시작한 계기도 싸움이 인연이 됐다. 이웃 학교에 싸우러 갔다가 ''''달리기를 잘한다''''는 얘기를 들은 그 학교 축구부 코치의 권유를 받아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강수일의 어머니는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처럼 그를 키웠다. 보증금 300만원짜리 월세방에 살면서 식당·청소 등 궂은 일을 하며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합숙비를 낼 형편이 안돼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축구부 숙소에서 밥과 청소를 하기도 했다.
축구를 시작하고 나자 사람이 달라졌다. 강수일도 점점 철이 들었고, 싸움 대신 축구에만 몰두했다.
지난해 방한때 워드는 강수일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목표를 높이 세우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기도하고 노력했다"라고.
강수일은 나이 많은 어머니를 생각해 하루라도 빨리 프로에 뛰어들기로 했다. 상지대 1학년에 다니던 지난해 11월 인천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12월 열린 드래프트에서 번외지명을 받았다.
순위에도 들지 못했고, 연봉은 1200만원에 불과한 선수. 그러나 강수일은 "프로에 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워드의 말처럼 목표를 높이 세웠다.
강수일은 "올해부터 K리그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1차 목표를 밝혔다. 또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때는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닮고 싶은 선수는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티에리 앙리(아스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주영(서울)을 좋아한다. 이유는 ''''골을 잘 넣어서''''다.
강수일은 "피부색이 다른 것도 지금은 장점"이라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튀어야 하는데, 22명 중에서 가장 잘 보이는 사람인 내가 조금만 잘하면 튀어보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