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는 비켜라 리베로가 나가신다''

배구판 재밌게 만드는 살림꾼 여오현, 최부식

최부식
배구의 볼맛은 뭐니 뭐니해도 강스파이크다.

그러나 코트에 들어선 6인의 선수 중 결코 공격을 할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리베로다. 중간에서 볼 배급을 하는 세터 플레이어는 간혹 기습공격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베로는 그 짜릿한 손맛을 느낄 기회가 없다. 팀의 센터가 후위로 물러났을때 재빨리 코트로 들어서 수비대형을 갖추는 리베로는 코트에서 가장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배구장에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것은 비단 호쾌한 강스파이크가 성공되었을때가 아니다. 결코 받아내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던 상대의 강한 공격을 리베로가 몸을 날려 받아내는 순간 관중들의 환호성을 더욱 커진다.

가장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포지션이 바로 리베로다. 이때문에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우리팀의 기둥은 바로 여오현이다. 여오현이 없으면 팀이 흔들린다"며 서슴없이 말한다.


실제로 지난시즌 통합챔피언 현대캐피탈의 경우 시즌 직전 리베로 오정록이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함으로써 위기를 맞이했다. 수련생이었던 김정래가 오정록의 자리에 들어왔지만 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수는 없었다.

이번 시즌 프로배구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화재에는 ''국가대표'' 리베로 여오현(29)이 버티고 있다. 월드리베로 칭호를 받던 이호(34)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팀 리베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오현은 삼성화재의 핵심이다. 비록 레안드로라는 괴물용병이 이번 시즌 삼성화재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지만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근간으로 하는 삼성화재 배구의 특성에서 구심점이 되고 있는 것은 여오현이다.

4라운드에 접어든 이번 프로배구 시즌에서 여오현은 리시브 1위, 디그에서는 2위를 달리며 국내 최고 리베로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경기중에는 분위기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한다. 그 누구보다 큰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팀을 하나로 묶는 구실을 하고 있다.

여오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대한항공의 최부식(29). 최부식은 리시브에서는 여오현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디그 부분에서는 세트당 4.424개로 1위를 질주 중이다.

젊은 선수들로 주전이 꾸려진 대한항공에서 ''노장''에 속하는 최부식은 이번 프로배구에서 끈끈한 수비의 진수를 보이며 대한항공의 선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팀내에 수비실력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최부식은 몸소 몸을 날리는 수비를 보여주며 후배들에게 한수를 지도하고 있다. 그 결과 조직력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경기를 치를수록 끈끈한 팀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모두가 화려한 공격만을 할때 뒤에서 묵묵히 허슬플레이를 펼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리베로가 있기에 이번시즌 프로배구가 더욱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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