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힙합으로 주목받는 그룹 에픽하이(타블로·미쓰라진·DJ 투컷츠)가 새 음반으로 돌아왔다.
평범한 음악은 거부하겠다는 듯 4집 제목을 ''인간 영혼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는 뜻의 ''리맵핑 더 휴먼 소울(Remappig the Humman Soul)''로 정했다.
에픽하이는 2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극장에서 150여 명의 팬이 참석한 가운데 음반 발표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탤런트 조정린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에픽하이는 3집 ''플라이(Fly)''의 인기에 따른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겪은 어려움과 작업 과정을 자세하게 밝혔다.
이들은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겪었고 성숙의 고민도 계속했다"면서 "다시 신인이 된 기분인데 3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성숙하고 앞섰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연주곡을 포함해 총 27곡이 두 장의 CD에 담긴 이번 음반을 두고 타블로는 "계획대로라면 지난 10월에 나왔어야 하지만 도중에 작업한 노래들을 엎고 다시 시작했다"면서 "곡 수는 물론이고 질에서도 굉장히 자신 있다"고 했다.
이어 "점차 CD에 담긴 다양한 노래를 듣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데 오랫동안 들으면서 간직하는 음반이길 바란다"는 희망을 함께 전했다.
타이틀곡 ''팬'', 깊어진 음악 역량 확인할 수 있는 수작
타블로가 작곡한 타이틀곡 ''팬(Fan)''은 히트곡 ''플라이''보다 한 층 깊어진 에픽하이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수작이다.
에픽하이가 "우리의 많은 시도 중 가장 완벽하게 표현된 노래"라고 설명한 이 곡은 한동안 인기 가요 상위권을 모두 차지한 발라드에 실증 난 음악팬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이다.
이날 무대에서 ''팬''과 함께 선보인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는 에픽하이의 고민이 담긴 이번 음반의 대표작이다.
''플라이''의 인기 이후 주위에서 ''다음 음반에서도 ''플라이'' 풍의 노래를 만들라''는 권유를 많이 들었던 타블로는 실제로 비슷한 느낌의 노래를 만들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수차례의 편곡을 거듭해 ''플라이''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듬었고 이렇게 탄생한 노래가 ''러브 러브 러브''다. 경쾌한 음과 달리 음울한 가사 또한 이 곡이 품은 매력이다.
신곡 3곡과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힘입어 ''플라이''를 열창한 에픽하이는 "음악을 듣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것인지 ''리맵핑 더 휴먼 소울''을 통해 깨닫게 해주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